전생에 한국 사람이였을 남편을 위한 뚝배기 비빔밥
전생에 한국 사람이였을 남편을 위한 뚝배기 비빔밥
남편의 식성은 정말 한국적입니다.^^
한식을 너무나 좋아하지요.
김치는 물론, 된장, 특히 청국장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이미 저를 만나기 전 부터 인터넷으로 김치 만드는 법을 배워서
직접 만들어 먹기까지 했지요.
남편의 식성을 아는 한국친구들은 '넌 아마 전생에 한국 사람이었을거야...'
라고 말 할 정도니, 그의 한식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 가시죠?
한식을 며칠 못 먹으면, 해달라고 주문까지 한답니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하고 흐릴 땐, 어김없이 된장국을 꼭 먹어야 하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지난 연말부터 계속 독일식으로만 먹었더니, 속도 좀 불편한 것 같고, 또 한식의 깊은 맛이 그리운 참이었는데, 남편이 오늘 한식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잘 됐다' 싶어, 된장국을 끓인다고 하니, 다른 음식이 먹고 싶다네요.....^^;;
돌솥비빔밥이 먹고 싶다는 군요.....
엥...? 돌솥이 없는데....그냥 비빔밥 먹자니, 자긴 돌솥비빔밥이 먹고 싶답니다......ㅜ.,ㅜ
어떻하나...고민을 하다 떠 오른 생각!!
'그래, 뚝배기 비빔밥을 만들면 되겠다!!'
냉장고에 남아 있는 모든 야채를 꺼내서 채 썰기를 하고....
콩나물이 있으면 딱~ 좋은데.....어쩔 수 없죠~
고기 좋아 하는 남편을 위해 닭 가슴살도 준비하고.....
밥을 고슬고슬 지어 뚝배기에 담습니다.^^
그리고 볶아서 준비 해 뒀던 야채들을 예쁘게 밥 위에 얹어 주고,
그 위에 다시 볶은 고기 얹어서.....
반숙으로 익힌 계란부침으로 마무리.
뚝배기의 뚜껑을 덮고, 가스 불에 올려서 가열을 합니다.
타닥타닥 누룽지가 생기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1분 정도 더 가열을 했다가 불에서 내립니다.
고추장과 약간의 참기름을 더해서 열심히 비비지요~ ^^
그리곤 맛나게 먹습니다~ ^^
간단하게 끓인 계란국과 함께 먹으면....
음...돌솥비빔밥 못지 않게 맛있습니다.^^
밥을 먹으며, 남편에게 물었지요~
'왜, 하필이면 돌솥비빔밥이 먹고 싶었어?'
해도 바꿨는데, 오랫동안 못 본 한국에 있는 처가집 식구들이 생각이 나서였답니다.
이 말을 들으니, 이해가 가더군요.^^
남편이 처음 저희 친정집 식구를 만나서 먹은 음식이 돌솥비빔밥이었거든요.
처음 인사를 드리는 어려운 자리에서 멋도 모르고 뜨거운 돌솥비빔밥을 시켜서 먹었는데,
그 때 정말 혼이 났드랬습니다. 너무 뜨거워서!!
독일사람들은 우리 처럼 펄펄 끓는 국물이나, 지글지글 바로 익힌 음식은 잘 못 먹습니다.
음식 문화 자체가 다르니 어쩔 수 없지요.
남편도 뜨거운 것은 잘, 아니 못 먹어봤었지요, 그 때까지는...
처음엔 너무 뜨거워서 먹기가 힘들었는데, 조금 지나니 너무 맛이 있더랍니다.
친정식구들도 남편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그 때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처가집 식구들을 생각하면 돌솥비빔밥이 연상되고,
돌솥비빔밥을 보면 그 때의 처가집 식구가 생각난다고 하네요.....^^
연초가 되니, 다정한 처가집 식구들이 그리웠나 봅니다.
"남편~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한국 다녀 오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