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못해 망신 당한 남편의 처절한 한국어공부^^ 독일사는 이야기2014. 2. 2. 07:48
한국어 못해 망신 당한 남편의 처절한 한국어 공부
안녕하세요, 내별입니다~^^
새로운 희망을 품고 출발한 2012년도가 그 절반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5월도 며칠 남지않았네요.ㅡ.,ㅡ
세월이 정말 빠릅니다. 올 해 출발과 함께 많은 분들이 나름의 계획들을 세우셨을 텐데요, 저희 가족도 마찮가지입니다. 특히, 남편이 원대한 계획을 세웠었드랬습니다.
올 여름에 한국을 방문할 테니, 그 때 장모님과 처가집 식구들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한국어를 마스트한다는 것이었지요....네, 그랬습니다. 그렇게 원대한 계획을 세웠었지요.... 근데, 그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것, 여러분들도 짐작하셨지요? ㅋㅋ
시간적인 이유와 그 외 기타 여러가지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어 왔던 한국어 공부에 비상이 걸린겁니다. 며칠 전 저녁을 먹을 때였습니다. 올만에 있는 솜씨 없는 솜씨 다 발휘해서 한식으로다가 한상 멋지게 식탁을 꾸몄지요. 한식을 준비하는데 최소한 2시간 이상이 필요한 저에겐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그래서 잘 해 먹지 않습니다.
근데, 이 날은 어찌된 일인지, 한국음식도 먹고 싶고, 또 가족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 오후 4시부터 열심히 만들기 시작했었지요. 그렇지 않아도 갑짜기 날씨가 더워져, 불앞에서 뭔가를 지지고 볶고 하는 것이 장난이 아니었드랬습니다....휴~ 정말 더웠어요....^^;;
그렇게 정성과 '열'정으로 만들어 차린 저녁 식탁에 모든 가족들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앉았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맛나게 다를 잘 먹었습니다. 특히, 한식을 너무나 좋아 하는 남편은 연신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했다지요, 아마? ㅋㅋ
문제는 이 이후였습니다. 올만에 '대접받은' 한식으로 밥 두 공기를 거뜬히 먹어 치운 남편이 숟가락을 놓으며,
"잘~ 먹겠습니다~ !!"
하는 겁니다. 엥? 밥을 두 공기나 먹었는데, 또 먹어? ㅋㅋ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니였나봅니다. 아빠의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딸 아이가 그럽니다.
"아빠, 또 먹어? 아님, 잘~ 먹었습니다~ !!를 잘못 말 한 거야?"
(당연히 독일어로...ㅋㅋ)
그랬더니, 남편이 좀 난처해 하며,
"아니, 잘 먹었습니다~!! 라고 말 하려고 했던거야. 말이 잘 못 나왔네~
근데, 엄마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더 먹을 수도 있어~^^;;"
합니다. 그랬더니, 딸 아이왈,
"아빤, 아직도 '잘 먹었습니다' 와 '잘 먹겠습니다' 가 헷갈려?
나는 하나도 안 헷갈리는데....이상하다? 아빤 나보다 더 오래전 부터 한국말 했었잖아?"
일이 이쯤되니, 남편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사실, 맞는 말이지요. 이 전 제가 남편의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알게 되었으니, 햇수로 친다면, 벌써 10년의 세월이네요.^^ 그 동안 남편의 한국어 실력은 .....퇴행만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알아 듣기는 이 전보다 더 나아졌지만, 말하는 수준은 오히려 더 퇴보했지요. ㅡ.,ㅡ
이 사건 이후로 남편은 바빠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갈 날은 다가오고, 해놓은 한국어 공부는 없고...마음이 무겁던 차에, 딸 아이에게 이렇게 망신아닌 망신을 당하고 나니, 마음만 더 바빠진 겁니다. 서재의 온 책장을 뒤집어가며, 이전 공부하던 한국어 책을 찾기 시작했지요. 근데, 세월이 얼만가요! 도대체 찾을 수가 없는 겁니다. 어디에 뒀는지 이젠 기억도 없고,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한국어 교재를 사려 시내에 갔었습니다. 이 전에 쓰던 바로 그 책을 사러 간거지요. 한국어밑에 로마자음가를 달아 놓고 그 옆에 독일어로 번역된 작은 책자인데요, 들고 다니기도 편하고, 이 전 남편이 아주 아끼던 책이었지요. 혹, 그 책을 다시 살 수 있을까, 하고 갔던겁니다. 근데, 서점에도 없더군요.
크게 실망을 한 남편과 그만 찾기로 하고 막 그 층을 내려오려던 순간, 남편이 뭔가를 발견한 겁니다. 표지가 아주 재밌게 된 한국어 신교재였습니다. 이 책을 발견한 남편은 갑짜기 얼굴에 화색을 띠며, 저에게 보여주더군요.^^;;
한국어 초급과정 교재
호랑이의 등에 올라 탄 '고려인삼 선비'의 모습. 재밌지요? ^^
안의 내용도 살펴봤는데, 초급치고는 좀 난이도가 있는 교재였습니다.
책 내용도 사진으로 찍으려고 잠시 생각해 봤는데, 하필, 점원이 바로 옆에 있어서 사진은 못 찍겠더군요.
잠시 뜸을 이용해서 겉표지만 한 장 건졌습니다...ㅋㅋ
아빠가 한국어 공부를 '할 수 밖에 없게 만든' 딸 아이는
그런 아빠 옆에서 여유롭게 자기 책을 보고 읽고 있네요.^^;;
아빠의 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그져 무심할 뿐이고~ ㅋㅋ
위의 책을 훑어본 두 사람의 결론은, '어렵다'였습니다. 또 책을 산다고 해도 문법을 위주로 다룬 책이라,
이 것을 얼마나 잘, 그것도 짧은 시간에 잘 활용할 지도 의문이고.....
그래서 제가 제안을 했지요.
"그냥, 나 한테 배워, 예전처럼!"
그랬더니, 남편이 좀 난처한듯, 바로 대답을 않더군요. 얼마 후 그럽니다,
"예전에는 너와 한국어 공부하는 것이 재밌고, 나도 열심히 했지만, 지금 또 옛날처럼, 너에게 배우는 것이 꼭 좋은 생각인지는 모르겠어~"
엥? 이게 무신소리? 남편의 이 말이 처음엔 좀 섭섭하게 들렸지요. 그러다 가만 생각해 보니, 저라도 별로일 것 같았습니다. 이전에야 선생과 제자사이였지만, 지금은 서로의 관계가 달라졌잖아요? ㅋㅋ
아내가 선생으로 변하고, 남편이 학생으로 변해도 좀...이상할 것 같습니다. ^^;;
"정 그렇다면, 그냥 일상생활에서 내가 더 정정을 많이 해 줄게. 가능한한 한국말을 많이 하도록 신경을 써봐.
그때 그때 바로 고쳐줄 테니까! 그리고 아이들과도 가능하면 한국어로 하도록 노력하고!"
ㅋㅋ 남편으로선 다른 방도가 없지요. 울며 겨자먹기로 저의 제안을 받아드릴 수 밖에요.ㅋㅋ
남편은 잘 알고 있거든요, 제가 '무서운, 아~주 무서운 선생'이란 걸요.^^
"남편, 각오해~ !^^"
남편의 한국어 공부, 여러분들께서도 함께 응원해 주실거죠? ^^
'독일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 승마학교 3, 말과 친구가 된 딸 아이^^ (0) | 2014.02.02 |
---|---|
한반도 지도와 비슷한 독일 자아 슐라이페에서 피크닉!^^ (0) | 2014.02.02 |
이해 할 수 없는 독일 이웃여자 (0) | 2014.02.02 |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재독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0) | 2014.02.02 |
독일 승마학교, 첫 째도 안전, 둘 째도 안전. 안전이 최고! (0) | 2014.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