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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읽어보자!



태양의 신 아폴로의 운명적인 사랑은 님프 다프네였다. 이 슬프고도 애절한 사랑을 오비드는 <메타모르포제>의 제 1권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다. (그 내용은 ->http://meinstern.tistory.com/entry/독일-내별이-읽어주는-신화이야기-아폴로와-다프네-큐피트의-화살)



(그림1. 루벤스, 구글에서 퍼온 사진)



주변으로 부터 '그림을 어떻게 감상해야해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 대답으로 아래의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먼저 그림을 감상하기 전, 그림 안에서 무엇을 볼 수 있는 지 하나 하나 눈으로 따라가길 권한다. 가능하다면, 마치 책을 읽듯이 그림의 왼쪽에서 부터 오른쪽으로 시선을 옮겨가자. 


붉은 천을 어깨에 두른 한 남자가 왼쪽에 자리 잡고 있고, 그 맞은 편에 하늘거리는 얇은 천을 두른 여자가 등을 우리쪽으로 향하며 서 있다. 그녀의 두 팔은 머리 위쪽의 허공을 향해 허우적 거리듯이 들여져 있는 반면에 남자의 두 팔은 그녀를 향해 뻗어있다. 곧 닿을 것만 같다. 아니, 어쩜 이미 닿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폴로와 다프네의 신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그림의 내용을 금방 알 수 있다.


이 그림은 바로크미술의 거장 루벤스의 작품이다. 그가 죽기 4년 전인 1636년의 작품으로 그가 베르니니의 조각상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현실에 있던 (베르니니의 조각상) 두 인물이 그림속으로 빨려 들어가 그림속의 배경과 함께 보다 더 생생한 장면을 연출한다. 드라마틱한 연출에 있어서 루벤스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베르니니, 구글에서 퍼온 사진)

죠반니 로렌조 베르니니(Giovanni Lorenzo Bernini, 1598-1680)는 15세기의 도나텔로, 16세기의 미켈란젤로의 뒤를 잇는 17세기 이탈리아 조각의 거장이다. 8살 때 아버지 밑에서 그림과 조각의 기초를 다지며 차츰 실력을 쌓아가다 1618-25년까지 보르게제 빌라를 위해 4 작품을 계기로 전성기를 맞는다. 위의 작품이 그 중 하나이다. 이 때 부터 '제 2의 미켈란젤로'라 불리며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베르니니는 작품의 소재를 찾기위해 고대로 부터 내려오는 시와 작품들을 분석, 연구하였고 이는 그의 많은 작품에서 쉽게 볼 수가 있다. 1623년 교황 우르반 8세의 명으로 로마의 베드로 성당과 광장의 장식을 담당하였고 70세의 나이로 베드로 성당 건축책임자가 된다. 생전의 명성과는 다르게 죽고 난 뒤, '예술을 망친 자'라는 악평을 받기도 했으나 19세기에 들어 재평가 되었다.





(그림2. 푸상, 구글에서 퍼온 사진)


반면, 이 그림은 니콜라 푸상의 작품으로 1664년 작이다. 이 두 그림이 대략 30년의 차이가 나는 만큼 그 내용면에서도 많이 다르다. 루벤스는 화면전체에 주인공 둘 만을, 마치 '줌인' 한 것처럼 크게 둔 반면, 푸상은 두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변의 인물들도 함께 그려넣었다. 더욱이 두 주인공을 화면의 중안에 둔 것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약간 밀어뒀다. 대신 그림의 중앙엔 이 신화의 가장 핵심이 되는 아모르의 복수가 그려졌다.


비록 두 주인공이 그림의 중앙을 차지하진 않았지만, 두 사람이 두르고 있는 붉고 푸른 천을 통해서 관람자들의 시선을 그들에게로 끄는데 성공을 했다. 이는 당연히 화가가 의도한 것이다. 푸상은 아폴로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앞의 두 거장과는 사뭇 다르다. 앞의 두 작품에선 보다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아폴로의 동작이 표현 되었다면, 푸상의 아폴로는 이들 보단 다소 정적이며 소극적이다. 이젠 더 이상 쫓질 않는다. 그 대신 나무그루터기에 앉아 거의 나무가 되어버린 다프네를 팔을 뻗어 안으려고 하고 있다. 그의 머리위엔 이미 월계수관이 꽃혀있다.

푸상의 이 작품이 재미있는 것은 사건의 여러 시간대를 한 장면에서 다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모르가 활을 쏘았고, 다프네는 이미 월계수나무로 변하고 있으며, 그런 다프네에게서 취한 나뭇가지로 관을 만들어 이미 머리에 쓰고 있는

이 그림을 왼쪽에서 부터 읽어나가면서 사건의 시간적 변화를 마치 영화나 연극을 보듯이 따라 갈 수가 있다. 더 이상 순간을 포착한 한 장의 그림이 아니라 동작의 연속을 볼 수 있는 '동영상'을 보는 듯 하다. 


하트공감, 감사합니다~ ^^


:
Posted by 내별meinstern

사랑의 꼬마신 아모르의 복수--->큐피트의 화살

 

누구에게나 운명적인 사랑은 있다. 그러나 나에겐 운명적인 사랑이 다른 사람에겐 잘못된 사랑이라면 어떻게 될까? 이 슬프고도 애절한 사랑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므로 동시에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운명의 복'을 받은 것이리라. 그러나 이 '운명의 복'은 누구에게나 오지는 않는다. 인간의 손에만 달려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끔은 이 운명에 누군가 꼭 장난을 쳐서 얼키고 설키게 만든다. 만약 장난꾸러기 아모르가 한바탕 휘몰아치고 간다면, 신들조차도 그의 장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햇살 좋은 어느 날이었다. 델피섬에서 거대한 뱀 퓌톤을 없앤뒤 자만심에 가득 찼던 아폴로가 지나가던 꼬마 아모르를 보고 그를 놀리기 시작했다.


 "야! 이 꼬마야~,

화살은 나처럼 진짜 사나이들이 쓰는 물건이지, 너처럼 조그만 꼬마가 가지고 다릴 물건이 아냐!

그러니까 화살갖고 장난치지마라, 알았냐?


이 말에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난 아모르는 복수를 맹세하게 된다. 그러던 중 드디어 기회가 왔다. 땅위에 사는 모든 생명체는 물론, 올림프스산의 신들초차도 피해갈 수 없는 아모르의 화살(큐피트의 화살). 그가 되었던, 맞는 순간 처음 본 상대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는 화살을 아폴로에게 쏴버렸다. 그 반대로 맞는 순간 상대에게 두려움을 느끼며 그로부터 모조건 도망 가게 하는 끝이 뭉퉁한 화살을 요정 다프네에게 쏘았던 것이다.

 

화살을 맞는 순간 다프네를 보게된 아폴로는 무한사랑의 감정에 휩싸였고, 자신을 피하는 다프네를 계속 쫓았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두려움에 떨며 아폴로에게서 무조건 도망을 쳤던 다프네는 아폴로에게 잡히려는 순간,  아버지에게 자신을 구해달라며 애원을 한다. 그러자 아폴로의 손길이 닿는 순간 다프네는 월계수 나무로 변해버렸다. 아모르의 복수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미 헤어나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아폴로는 월계수 나무로 변해 버린 다프네를 안고 슬픔에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그녀에 대한 사랑을 언제나 간직하기 위해 월계수 관을 만들어 머리에 꽂았고, 이 때 부터 월계수는 아폴로의 아트리부트가 되었다.

 

 

아폴로와 다프네

 


(구글에서 퍼온 사진)



죠반니 로렌초 베르니니, <아폴로와 다프네>, 1622-23, 대리석, 높이 234 cm, 보르게제 미술관, 로마 

 

 

위의 작품은 아폴로가 다프네에게 손을 대자마자 월계수로 변하는 순간을 나타낸 것이다. 다프네의 손 발에서는,우리가 보고있는 이 순간에도 나뭇 가지들이 자라 뻗어 나오고 있다. 몸은 점점 나뭇껍질도 덮혀가고 있으며 두 발은 뿌리로 박히고 있다. 그녀의 뻗은 두 팔과 얼굴표정을 통해 당시의 절박함을 느낄 수가 있다.



(구글에서 퍼온 사진)

 

그녀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은 나무로 딱딱하게 변해가는 고통을 나타낸 것일까? 아님, 아폴로에게 잡혔던 당시의 두려움을 나타낸 것 일까? 이 작품을 만든  베르니니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베르니니가 오비드의  <메타모르포제>의 첫 번째 책에서 이 주제를 선택할 때 그는 아폴로가 다프네를 잡는 순간, 그리고 이 때 다프네가 월계수로 변하는 '바로 그 순간' 포착했다. 이 이야기의 결정적인 순간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극적으로 표현 한 것이다.

 

치열하게 움직이던 모든 동작들이 한 순간에 멈춰 있다. 달려오던 아폴로의 한 쪽 다리가 공중에서 멈췄고 그녀를 바라보는 얼굴표정이 멈췄으며 그녀를 잡으려던 오른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고통과 두려움으로 일그러진 다프네의 얼굴표정이 멈췄고 그녀의 온 몸을 감싸던 나무껍질들의 움직임이 멈췄으며 바로 조금 전까지 그녀의 손가락과 발가락에서 자라나던 나뭇가지들의 움직임 조차도 멈췄다.



(구글에서 퍼온 사진)


 

 주) 이 글은 이전에 내가 썼던 내용을 다시 수정, 보안한 것이다.

 


하트 공감, 꾸~욱~

Dan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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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별meinst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