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 남편도 좋아하는 매운 닭국 한독가정의 요리2017. 9. 7. 00:51
유학시절 자주 먹던 매운 닭국
이전 저의 유학시절은 지금과는 사정이 많이 달랐답니다.
인터넷은 물론 한국에 전화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았지요.
먹는 것은 또 어떻구요.
요즘은 독일내의 한인마트에서 직접 또는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먹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봉고트럭에 한국음식을 실고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식품을 파는 아저씨에게 의지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또한 가난한 유학생들에겐 가격이 만만찮았구요.
그런 유학시절 한국음식이 너무 먹고 싶을 땐......
독일 식재료를 이용해 한국음식 비슷하게 만들어 먹곤 했습니다.
그 때 많이 만들어 먹었던 것이 닭을 이용한 요리였습니다.
닭 한 마리면, 비록 엄마의 집밥만큼은 아니더라고 어느 정도 흉내는 낼 수가 있었죠.
그렇게 갈고 닦은 솜씨로 저만의 레시피를 만들게 되었구요.
우선 닭을 먼저 삼계탕 끓이듯이 물에 푹 삶습니다.
당연히 약제는 없구요. 마늘과 후추만 적당히 넣어서 끓입니다.
이렇게 익혀진 고기는 소금에 찍어 먹고,
국물엔 파 좀 썰어 넣어 소금 간만 해서 먹어도 그 맛이 끝내줍니다.
먹다 남은 고기와 국물은 다음 날 밥과 함께 넣어 닭죽을 끓여 먹기도 하구요,
추운 겨울엔 파를 길쭉하게 썰어 넣고 고추가루를 풀어서 닭계장처럼 먹기도 했었지요.
이 음식을 자주 해 먹다보니, 이젠 저의 '장기요리'가 되었네요,
어느 새 남편도 이 닭국을 육계장 다음으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만들어 먹었던 닭국이 있는 저녁상입니다.
(에구...사진 촛점이 안 맞았네요...ㅠㅠ)
남편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네요~ ^^
아이들이 있다보니, 예전처럼 닭국에 매운양념을 해서 끓일 수가 없어서,
고기만 얘들용, 어른용으로 나눠서 양념을 했습니다.
어른용 매운 양념고기.
얘들용 소금양념 고기.
빨리 먹자고 남편이 재촉합니다....ㅋㅋㅋ
드디어 국물에 고기와 파를 넣고
방금 지은 따뜻한 흰밥을 넣어 먹으면,
그 맛이 최곱니다~ ^^
남편은 특히 감기에 걸렸을 때 이 음식을 찾는데요,
매워서 눈물 콧물도 나지만, 이 국을 먹고 나면 땀도 쫘~악 나는 것이,
금새 감기 바이러스가 다 없어지는 것 같다고 합니다.
ㅋㅋㅋ 설마, 그럴리가요? ^^
직업이 외과의사인 사람이 이런 소릴 하니, 좀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만큼 이 국이 몸에 좋은 기운을 준다는 의미도 되겠지요? ^^
재밌는 건, 독일사람들도 감기에 걸렸거다 몸이 안 좋을 때 '닭스프'를 먹는답니다.
하트공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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