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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심심한 독일 유치원 졸업식 파티를 위한 도시락

 

 

 

얼마 전에 제 딸이 유치원을 졸업하게 되었답니다.

왜 한국에서는 아이들 사관모?도 쓰고 멋진 가운까지 걸치며 졸업사진도 찍고 부모님을 모시고 멋진 졸업식도 하잖아요?

그러나 이 곳 독일은 졸업식이라고 해서 뭐 거창하게 하진 않습니다.

그냥 평소 때 처럼 등원해서 하루를 보내고 시간이 끝나면 자신의 개인 물건들을 챙켜서 집으로 오죠. 한국 엄마의 입장에서 보면, 참 심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한국처럼 근사한 졸업식... 그런 것 없습니다.

그동안 내 아이들을 잘 돌봐 준 선생님들에게 간단히 고맙다는 인삿말 정도 나누는 것으로 끝나죠. 참 재미없죠?

근데, 이 번엔 약간의 행사가 있으려나 봅니다.

졸업생들이 송별회 비슷한 것을 하니, 음식을 좀 각자 싸와서 함께 아침을 먹는 다는 군요.

그래, 제인이 엄마도 혹시 뭔가 준비 할 수 있느냐며, 선생님이 묻더라구요.

당연히 준비를 해 오죠~ 라며 답하며, 딸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뭘 준비 할까...하구요.

딸 아이는 김밥과 스시를 먹고 싶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러마 했죠.

원장선생님는 누가 무엇을 가져 올지를 메모했는데, 이 것을 읽은 다른 선생님들이 더 좋아 하는 거예요. ^^

그도 그럴것이, 항상 먹는 그들의 음식이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스시를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사실, 이 곳에선 우리가 먹는 김밥도 다 스시로 통합니다.

김밥은 몰라도 스시라면 다들 알죠. 그래서 전 항상 '김밥'이라고 먼저 말하고 설명할 때 '스시'와 비슷하다고 알려 줍니다.

엄마에게 영향을 받아서 인지, 제인이도 마찬가지구요.^^

특히 딸 아이의 담임선생님은 이전 유치원에서 한국 가정을 이미 경험했다고 하면서, 그 때 먹어 봤던 음식들을 쭉 얘기 하더라구요.

은근히 한국 음식을 기대하는 눈치!

그래서 이 번에 한 번 한국음식의 맛과 그 화려함을 보여 줄 생각이었죠.

잘은 못 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쌓아 왔던 김밥만들기는 좀 자신이 있으니까요.^^

 

 

 

 

새벽 5시부터 준비한 김밥과 초밥 도시락입니다.

남편 출근 할 때도 잘 못 일어나는 제가 아이를 위해서는 새벽에도 일어나 지더구요.^^

사실, 남편의 출근시간이 빠르긴 하지만......

이 곳 사람들 중엔 의외로 김을 못 먹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그래서 계란으로 밥을 싸기도 하구요.

연어를 얹은 초밥을 좋아하는 딸 아이를 위해서 연어 초밥도 만들고,

건강을 위해서 너무나 맛난 방울 토마토도 넣구,

고추냉이를 좋하는 선생님이 있다고 해서 고추냉이와 간장도 따로 담고,

상치로 멋을 내어 도시락 통에 담았답니다.

도시락 찬합을 하나하나 위로 쌓아가며

이렇게 탑?을 만듭니다.

 

 

 

예쁜 도시락이 완성 되었네요.^^

도시락을 본 딸 아이, 너무 좋아라 했습니다.

굳이 이 무거운 것을 제가 들겠다며 어찌나 성화던지.....

결국 조금 후에 엄마에게 다시 주긴 했지만, 어쨌던 딸 아이 기분 최고였습니다.

유치원에 도착하니, 7시 40분.

평소엔 8시 30분 쯤 유치원에 도착을 하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서두른 덕분에 평소때 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네요.

그래서 인지 아직 많은 아이들이 오질 않았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선생님들에게 자랑스럽게 도시락을 선 보이는 딸과 아들.

특히 아들녀석은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 열어보며, 모든 선생님들께 설명을 합니다.

이건....뭐고....저건....뭐고....

어찌나 귀엽던지.....

아들녀석의 설명을 듣는 선생님들도 아주 행복해 하네요.

색이 정말 화려하고 맛나 보인다며 주변에 있던 몇몇 엄마들도 한마디씩 거들고.....

이미 긴 테이블위에는 몇 몇 일찍 온 엄마들이 가져다 놓은 음식들이 놓여 있더군요.

저도 그 옆에 도시락을 올려 놓았죠. 

아쉽게도  카메라를 가져 가지 않아서 이 모습을 못 찍었네요.

냄새가 좋은 여러 종류의 빵과 쿠헨들이 있었는데......

올려 놓은 음식들 중에서 김밥이 가장 화려 하더군요. 색색들이 오방색을 맞춰 준비를 한 노력의 성과가 보인다 라고나 할까요....ㅋㅋ

보는 사람마다 감탄을 하는데, 은근히 기분 좋더라구요.^^

기분 좋게 도시락을 건네주고, 아이들과 뽀뽀로 마무리하며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싸고 남은 것은 이렇게 접시에 예쁘게 담아두었답니다.

전 날 병원 당직을 섰던 남편이 퇴근을 했네요. 함께 맛나게 먹었습니다. 

딸 아이 덕분에 신랑도 이 날 호강했죠....ㅋㅋ 

 

오후에 아이들을 데리러 유치원에 갔습니다. 독일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유치원에 대려다 주고 또 데릴러 갑니다.

한국처럼 유치원 버스 같은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 좀 번거롭긴 하죠. 유치원 버스가 있으면 여러 모로 편할 텐데....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독일 유치원에는 유치원비를 제외하고 사소하게 들어 가는 돈이 없습니다. 

통학비, 유치원 유니폼비, 가방, 보조학습비...그런 것 없습니다.

다만, 1년에 한 번 정도 혹, 어린이 연극을 보러 간다든지 하면, 입장료만 내면 됩니다.

아이들에게 대중교통은 무료이기 때문에 교통비도 들지 않습니다.

 

2시 30분 쯤 유치원에 도착하니, 선생님들이 김밥 너무 맛있었다고 다들 인삿말을 하더군요.

그러면서 한국음식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좀 더 다양한 한국음식을 기꺼운 마음으로 선보이고 싶네요.^^

 

너무나 심심했을 졸업식? 즈음에 김밥 도시락 덕분에 아이들과 유치원에 하나의 에피소드가 생겼습니다.

비록 새벽 잠은 좀 설쳐 피곤했지만, 기분좋은 피곤함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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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별meinst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