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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공부를 열심히 했던 독일 의대생들의 이야기

 

 

 

 

 

지난 일요일이 한글날이었습니다.

이 날이 되면 여기저기서 한글날과 관련된 많은 행사와 방송들이 방송되죠! ^^

올 해도 변함없이 많은 량의 내용들이 전파를 탔는데요, 특히 개인적으로 관심이 갔던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보여준 '찌아찌아민족들의 한글 사용'과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당시 지원됐던 한국어민 교사의 비자가 발급이 되지 않아 더 이상 그 교육을 연계할 수 없다고 하네요.

 

한글의 자음 모음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하여 디자인계와 또 미술계에서도 많은 새로운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고,

K-Pop의 영향으로 많은 외국인들, 더욱이 이젠 유럽에서 조차도 한글을 배우려는 시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참으로 반갑고 기쁜일입니다.^^

다만, 이런 현상들이 일시적인 것만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런 바람은 이전에도 조금씩 있어왔거든요.

제가 이전에 가르쳤던 학생들 이야기입니다.^^

 

지난 2003년, 한국에서 프락티쿰을 하려던 의대생 2명에게 한글을 과외했드랬습니다.

이들은 한국에 관한 관심이 아주 많았었는데요, 이미 학교다닐 때 태권도를 배우면서 관심도는 더 높아졌고, 급기야 한국 병원에서 프락티쿰을 하려고 했었지요. 프락티쿰이 허락되자 , 한글을 배울 결심을 했답니다.

한 나라에서 최소한 3~4개월은 있는데, 그 나라 글을 읽을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그 나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답니다.

(참, 기특한 생각입니다, 그렇치요? ^^)

 

마침 그 때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있던 저는 학교 식당 게시판에 '한글개인지도 과외'광고를 붙여두고 세미나가 끝난뒤 학교 기숙사에 막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있다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바로 이 학생들이었습니다.

 

'방금 너의 아르바이트 광고를 봤다, 우리가 과외를 받고 싶은데, 가능하느냐?'라면 묻더군요.

'당연하지~" ^^

 

 

 

 

한글 공부 교재로 사용 했던 책들

 

다음 날 찾아온 학생은 남녀 각각 한 명. 총 두 명이었네요. 사실은 한 명이 더 오기로 했었는데, 사정상 못 하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한글 과외가 시작되었습니다.

공부하는데는 이미 도통한 학생들이여서 인지, 설명을 쉽게 알아듣고 바로 적용을 하더군요.^^

문법공부를 미리 해 오는 것은 기본이고, 가끔 어디서 들었는지 농담까지 준비해 와서는 절 웃게 만들더군요.^^

특히 여학생의 열의는 참 대단 했습니다. 한국 노래 cd며 영화 cd까지 한국을 다녀온 친구를 통해서 많이 갖고 있었습니다.

우린 주로 자유로운 주제로 토론을 하며, 한국과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지요.^^

한글 공부를 위한 교재는 따로 있었지만, 여기에 구애받지 않고, 정말 많은 분야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일상적인 말은 반복적인 연습으로 충분히 한국어로 가능하게 되었고, 특별한 주제에 관해서는 주로 독일어로 나누고, 이와 관련된 중요 단어나 표현들을 따로 연습을 했지요. (지금 생각해도 참 재밌는 시간이었습니다~ ㅋㅋ)

 

 

 

독일 의대생들이 프락티쿰을 했던 병원

 

 

그리고 몇 달 후 이들은 드디어 한국 병원에서 프락티쿰을 시작했습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한국을 방문한 저는 인천으로 그들을 만나러 갔었는데, 한국어 실력이 정말......

와~우~ 말 그대로 일취월장 했습니다. 가르쳤던 자의 보람이라고나 할까요? ^^ 아주 기쁘더군요~ ^^

오히려 제가 이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서울은 그래도 이전에 한 두 번 와 봤었지만, 아는 곳만 알지 잘 모르거든요.

인천은 말하 나위도 없구요. 거의 '서울구경 온 시골쥐' 같은 저에게 이들은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ㅋㅋ

 

이 들을 통해 또 다른 독일 의대생들을 알게되었는데, 이들도 역시 한글 공부를 열심히 하더군요.

한국의 병원측에서 아파트를 임대해서 이 교환 학생들에게 기숙사로 제공 하고 있었습니다. 그 곳에는 총 6~7명이 함께 사용했는데, 그 중에는 독일로 입양된 한국출신 입양아도 있었지요. 그는 한국어를 전혀 못 했습니다. 읽지도 못 했지요.

그러나 한국어를 잘 하고 읽고 쓸 줄 아는 독일 학생들에 자극을 받아서 인진 알 수 없지만, 처음엔 시큰둥 하던 한글공부를 조금 지나서는 아주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다른 학생들은 여가 시간을 이용해서 '서울구경'을 하는 동안 한국어학당에도 열심히 다니고, 많은 사람들도 사궜다고 하더군요. 그 인연으로 이전 KBS 아침마당에서 했던 가족찾기 프로에 출현도 하고......

 

이 후 한국에서의 프락티쿰이 끝난 뒤에도 한글 공부를 계속해서 했습니다. 특히 이 여학생은 한문까지 공부하고 싶어 했지요.

그래서 제가 한글학교에서 교제도 쓰던 중학교 한문책을 구해서 주기도 했구요. 아주 열심히였습니다. 자신은 가능하면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누구 보다 더 열심히 한글 공부를 했야 한다구요.^^

 

이와 같이 제가 만났던 적지 않은 독일 학생들은 한글 공부를 아주 열심히 했습니다. 독일 대학의 몇 군데에서도 부전공으로 '한국학'이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점점 줄어들고 있죠. 이 전엔 베를린, 함부르크, 보쿰 등에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군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일 대학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소위 '돈 안되는 과' 즉, 인문과학을 많이 '괄시'하고 있거든요.....ㅠ.,ㅠ

 

만약 한국에 알려진 것이 '과대포장 된 것'이 아니라면, 많은 나라, 특히 유럽에서도 한글을 배우겠다는 수요가 더욱 늘어 이 곳 대학에서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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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별meinst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