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밍밍한 고등학교 입학식'
아들녀석이 김나지움에 입학한 것이 어제같은데,
벌써 한 학년을 마치는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월요일부터 방학이네요...^^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입니다.
"벌써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니....."
지난 번엔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했던 연극무대에 관한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초등학교를 마무리하는 멋진 무대였지요.
그래서 김나지움의 입학식도 은근히 기대를 했드랬습니다.
독일의 학교는 교장의 재량에 따라 행사의 방식이 많이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딸 아이와는 다른 김나지움을 가기 때문에, 어떤 모습일까? 기대를 많이 했지요.
학교측에서는 입학식날 학부모과 친척들을 학교에 초대를 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오전의 행사가 아닌, 오후 시간.
학교에 도착하니, 입구에 각 반의 명단이 적힌 안내장이 붙어있더군요.
아들녀석은 5L2 ( 5학년의 라틴어 2반) 이네요.
입학식이라고 해서 특별히 꾸민 것도 없이 그냥 벽에 덜러덩 이 메모만 붙어 있었지요.
이 종이라도 없었다면, 입학식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곤 시간이 되니, 5학년을 맡게 될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였습니다.
그냥 이렇게 '자유롭게' 서서 교장선생님의 안내를 듣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주로 뒷쪽에 서서 지켜보고 있네요.
교장선생님의 간단한 환영인사를 시작으로 각반 학생의 이름이 호명 되었습니다.
그럼, 담임선생님이 한 명 한 명에게 인사를 합니다.
이름이 불린 학생들은 앞으로 모여 대열을 이루고,
마지막 학생 이름이 불리고 나면,
기념 사진 한 장을 찍습니다.
이 것이 입학식의 전붑니다.
환영노래도, 행사의 성격을 띤 그 어떤 행위도 볼 수 없는,
너무나 밍밍한 입학식이었습니다.
좀 당황스러웠지요.
아무리 허래허식 없고, 심플한 독일의 방식이라지만, 이 건 너무 심하더라구요.
인생의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는 고등학교의 입학식인데,
너무나 성의가 없었습니다.
제가 다 섭섭하더라구요.
더 놀라운 건, 입학식에 함께했던 학부모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아니, '무반응'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겠네요.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20년이 넘는 독일 생활을 했지만, 이렇게 간단한 입학식이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다른학교에 다니는 딸 아이의 입학식과 비교를 해 보더라도, 정말 많은 차이가 나더군요.
아마 이 학교의 "전통"인가 봅니다.
사진 촬영이 끝난 뒤, 선생님과 학생들은 교실로 들어갔고,
아이들이 끝날 때까지 그냥 그렇게 학교의 운동장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는 학부모들.
다행히 2 시간 후 우린 집으로 올 수가 있었습니다......^^,,,
하트공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