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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한가운데에서


숨가쁘게 돌아가던 6월도 어느 새 반이 지났네요.

요 며칠 정말 정신 없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인합창연주회,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사건과 6.13 지방선거.

이 모든 것이 이 번주에 다 있었네요.


그래서인지, 오늘 특히 정신이 머~엉~ 합니다. ^^

이럴 땐, 자연으로 부터 힐링을 받는 게 최고인 것 같요.


작년에는 곱게 피지 않았던 철쭉이 올해는 풍성하고 곱게 잘 폈습니다.


아직 이름을 찾지 못한 덩쿨 꽃나무.

마찬가지로 올해는 더욱 풍성하게 자랐습니다.


작은 꽃송이를 가진 분홍색 장미도...


올해는 실패했나? 여겼던 오이도 저렇게 싹이 나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아직 기둥을 만들어주지 못한 포도덩쿨도 이렇게 사방으로 가지를 펼치고 있습니다.


나무로 만든 텃밭에서 상추와 무, 잔파가 잘 자라고 있구요,


페투니아와 작은 꽃도 이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식물이 잘 자라듯, 울 진돗개 촬리도 튼튼하게 잘 자라고 있구요~




이쁘게 잘 자라고 있는 이웃집의 꽃들도 참 탐스럽습니다.


이젠 다 져버린 작약도 집 정원에서 풍성하게 잘 자라줬는데요,

그 향이 얼마나 좋던지, 정원에 첫 발을 딛디면 바로 그 향에 취하게 되더라구요. 


붉은색의 작약이 특히 향이 강하더라요.


붉은 색이 지고 나니,

분홍색과 아이보리 색의 작약도 순서대로 그 아름다움을 뽐내기도 했구요.


이름 모를 다른 들꽃들이 촬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죠.^^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땐, 이렇게 잠시나마 정원을 산책하고 나면,

한결 편해집니다. 

아무래도 자연의 힘이겠지요?^^


오랜만에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다들 건강한 한주 되세요~



하트공감~ 감사합니다~ ^^


:
Posted by 내별meinstern

초등학교 생활을 마무리 짓는 연극무대



아들녀석이 올 가을에 김나지움에 입학을 했습니다.

독일의 학제는 한국과 달라서 그룬트슐레(Grundschule)와 김나지움 또는 게마인잠슐레입니다.

그룬트슐레는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4학년까지의 과정이고,

김나지움이나 게마인잠슐레는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3,

고3 학생들이 다 같이 한 학교에 다니게 되죠.


독일은 한국과 다르게 여름방학을 보내고 난 뒤에 새학기가 시작이 된답니다.

그 마지막 여름방학을 며칠 남겨두고,

아들녀석반 학생들은 1년 반동안 준비한 연극을 무대위에 올렸습니다.

아이들에게 초등학교생활을 마무리 짓는 좋은 경험이 되었지 싶네요.^^


사회와 해설자 역할을 맡은 아들녀석이 먼저 연극의 시작을 알립니다.


연극의 제목은 <코끼리 빵구>


아들녀석은 이 제목을 참으로 싫어 했습니다.

너무 유치하다면서, 이런 제목은 유치원생들에게나 어울린다나요~ ^^


연극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마을의 오래된 동물원이 문을 닫게 생겼습니다.

관람객도 별로 없고 사업성이 없는 동물원을 그만 닫고

그 자리에 새로운 상업건물을 짓기로 한거죠.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된 어린이들이 동물들과 시민들의 힘을 모아 시위도 하고

반대 서명도 모아 결국은 동물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만든다는 내용입니다.


각 각의 동물들이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면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결정에 반대하는 어린이들이 앞으로 일을 어떻게 진행할 지

의논을 나누고 있네요.


학생들이 입고 있는 의상이나 무대그림들은

미술시간에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서 함께 준비한 것 들입니다.


이 연극은 지난 1년 반 동안 일주일에 한 시간씩 특별활동시간을 이용해 준비해 왔습니다.

드디어 이 날 전교생들 앞에서 선을 보입니다.


시청 앞에서 동물들과 아이들이 반대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고집불통' 시장이 좀처럼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결국 아이들과 동물들이 시민들 사이를 다니며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서명받는 사진을 찾아보니 아들녀석 사진밖에 없네요...^^;;)


결국, 시장의 고집을 꺽고 동물원을 계속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


이 연극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잘못된 결정에 반대하는 시민정신.

그 결정을 되돌리기 위해 어떠한 행동들을 할 수 있는지.

또 그 결과 어떠한 변화를 가질 수 있는지.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문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스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이 연극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비록, (아들의 표현에 의하면) 형식은 유치했지만,

그 내용만큼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였습니다.

초등학교를 마무리 하고 '한 계단'을 올라 김나지움이라는 '새로운 삶'을

아주 진지하게 준비하는 아이들.

거창하게 시민의식을 강조하지 않아도

조금씩 자연스럽게 배워가는 독일의 이런 교육이 참 마음에 듭니다.^^




하트공감~ 감사합니다~ ^^

:
Posted by 내별meinstern

유학시절 자주 먹던 매운 닭국


이전 저의 유학시절은 지금과는 사정이 많이 달랐답니다.

인터넷은 물론 한국에 전화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았지요.

먹는 것은 또 어떻구요.

요즘은 독일내의 한인마트에서 직접 또는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먹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봉고트럭에 한국음식을 실고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식품을 파는 아저씨에게 의지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또한 가난한 유학생들에겐 가격이 만만찮았구요.


그런 유학시절 한국음식이 너무 먹고 싶을 땐......

독일 식재료를 이용해 한국음식 비슷하게 만들어 먹곤 했습니다. 

그 때 많이 만들어 먹었던 것이 닭을 이용한 요리였습니다.

닭 한 마리면, 비록 엄마의 집밥만큼은 아니더라고 어느 정도 흉내는 낼 수가 있었죠.

그렇게 갈고 닦은 솜씨로 저만의 레시피를 만들게 되었구요.


우선 닭을 먼저 삼계탕 끓이듯이 물에 푹 삶습니다.

당연히 약제는 없구요. 마늘과 후추만 적당히 넣어서 끓입니다.

이렇게 익혀진 고기는  소금에 찍어 먹고,

국물엔 파 좀 썰어 넣어 소금 간만 해서 먹어도 그 맛이 끝내줍니다.


먹다 남은 고기와 국물은 다음 날 밥과 함께 넣어 닭죽을 끓여 먹기도 하구요,

추운 겨울엔 파를 길쭉하게 썰어 넣고 고추가루를 풀어서 닭계장처럼 먹기도 했었지요.

이 음식을 자주 해 먹다보니, 이젠 저의 '장기요리'가 되었네요,

어느 새 남편도 이 닭국을 육계장 다음으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만들어 먹었던 닭국이 있는 저녁상입니다.

(에구...사진 촛점이 안 맞았네요...ㅠㅠ)


남편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네요~ ^^


아이들이 있다보니, 예전처럼 닭국에 매운양념을 해서 끓일 수가 없어서, 

고기만 얘들용, 어른용으로 나눠서 양념을 했습니다.


어른용 매운 양념고기.


얘들용 소금양념 고기.


빨리 먹자고 남편이 재촉합니다....ㅋㅋㅋ


드디어 국물에 고기와 파를 넣


방금 지은 따뜻한 흰밥을 넣어 먹으면,


그 맛이 최곱니다~ ^^


남편은 특히 감기에 걸렸을 때 이 음식을 찾는데요,

매워서 눈물 콧물도 나지만, 이 국을 먹고 나면 땀도 쫘~악 나는 것이,

금새 감기 바이러스가 다 없어지는 것 같다고 합니다.


ㅋㅋㅋ 설마, 그럴리가요? ^^

직업이 외과의사인 사람이 이런 소릴 하니, 좀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만큼 이 국이 몸에 좋은 기운을 준다는 의미도 되겠지요? ^^

재밌는 건, 독일사람들도 감기에 걸렸거다 몸이 안 좋을 때 '닭스프'를 먹는답니다.




하트공감~ 감사합니다~~~

:
Posted by 내별meinstern

아침부터 라면을 끓여먹다^^


음~~~


오랜만에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그 것도 아침에!


정~말 맛있었어요~ ^^


저의 하루 일과는 새벽 5시 30분 부터 시작이 됩니다.

아이들 먹일 아침준비, 학교에 가져갈 점심도시락을 싸고,

6시 45분에 아이들과 집을 나온 뒤, 버스정류장에서 함께 기다리다가, 버스가 안 보일 때까지 손 흔들어준 다음, 울 촬리 아침산책을 시키기 위해 또 다시 집을 나섭니다.(휴~~ 숨차다..)


집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나오는 마을공동묘지.


마치 공원처럼 꾸며진 독일의 공동묘지는 마을 어귀에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이 곳은 작은 마을이기 때문에 세대를 달리하는 한 가족의 무덤도 많답니다.


마을 공동묘지를 기준으로 이웃나라 국경을 따라 넓은 농지를 한 바퀴 돌아,

집에 도착하면 대충 7시 50분쯤 됩니다.

이 때 벌써 '만보기'의 숫자가 거의 반을 넘기고 있지요.


집에 도착하면, 우선 테라리움에 있는 거북이들에게 아침을 줍니다.

신선한 야채와 깨끗한 물로 갈아주고 똥도 치워주죠.

그리곤 촬리의 아침을 준비합니다.

우리 촬리도 아들녀석처럼 입이 굉장히 까다로워서 강아지 사료는 먹질 않아요.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생고기를 녹여서 주죠.

(촬리의 식성에 대해선 다음 기회에 풀어 볼게요)


이렇게 네 발 달린 가족들 아침부터 챙기고 난 뒤, 저도 아침을 먹습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서인지 이 때 쯤 되면 재법 배가 고픕니다...^^


항상 식사 전에 혈당을 재는데요, 이 것을 기준으로 식사량을 조절하게 되죠.

헉! 근데....결과가....이렇게 좋을 수가!


수치가 낮아요, 것도 아주....야~ 호~~

아침에 좀 거하게 먹어도 될 것 같습니다. ^^

이럴 때면, 과감하게 탄수화물을 좀 더 먹어야죠.

뭘 먹을 까? 크게 고민 할 필요도 없이, 바로 라면!


그렇습니다. 이런 날은 라면을 끓여 먹어야죠.

가끔 너무나 먹고 싶어도 혈당 때문에 참고 참았는데, 오늘 같은 날은 과감하게 먹어주는 거죠.

마침, 얼마 전에 담아둔 겉저리 김치도 있겠다. 딱~ 이네요~ ^^


라면 하나에 계란도 하나 풀어넣고 적당하게 덜 익은 상태로 불에서 내려,

정원의 그늘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오~ 라면냄새가 얼마나 좋던지....

라면 먹으며 볼 잡지와 신문도 준비하고.

드디어 먹기 시작합니다~ ^^


지저기는 새소리를 들으며 여유롭고 맛나게 라면을 먹었지요.

그 만족감이란......정말 꿀맛이었습니다. ^^

라면의 뜨거운 국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갈 때 펴져 나오는 그 행복감!


아~ 좋~~다! ^^


행복이란게 뭐 별 것 있나요? ^^



하트공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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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별meinst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