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국경 동물원, 백곰에게 무슨일이 있는 걸까? 독일사는 이야기2014. 2. 2. 07:32
독일과 프랑스국경 동물원의 백곰에게 무슨일이 있는 걸까?
지난 일요일에 아이들과 함께 동물원에 다녀왔습니다.
부활절 방학동안 엄마, 아빠의 스케줄때문에 아무데도 못 가고,
집에만 있어야 했던 제인과 다빈.
너무 미안하더군요......ㅠㅠ
그래서 주말을 이용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원엘 가기로 했지요.
저희들이 사는 곳은 프랑스와의 국경지대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쉽게 프랑스지역을 여행할 수가 있답니다.^^
독일과 국경지대인 프랑스에 암네빌이라는 마을이 있는데요,
그 곳엔 유럽에서 가장 큰 동물원중의 하나인 '암네빌 동물원'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동물을 너무 좋아 하기때문에 몇 번 갔었지요.
이 번에도 딱히 갈만한 곳도 없고해서 다녀왔더랬습니다.
하필, 그날 봄치곤 너무나 쌀쌀한 날씨라 고생을 얼마나 했던지....ㅡ.,ㅡ
비록, 날씨는 우릴 반겨주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났었지요.
이 곳은 평지로만 된 동물원이 아니라 크고 작은 언덕들과 나무들과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참 예쁜 동물원입니다.
언덕들이 많다 보니, 여기저기 오르락 내리락.....의외로 힘이 많이 들기도 했구요....ㅠㅠ
(다빈이는 나중에 발 아프다며, 좀 징징거리기도 했다지요...?.ㅋㅋ)
사자, 호랑이, 하마,코끼리, 기린, 늑대, 캥거루, 라마, 고릴라, 오랑우탄, 펭귄....등등
또 각종 조류와 파충류......정말 거의 모든 동물들이 다 있는 곳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독일이나 프랑스 국경에 사신다면, 꼭 한 번 다녀오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한 곳 한 곳 지날 때마다 아이들의 감탄은 끝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한 곳에 발을 멈췄는데요.......
바로 이 곳 입니다.
커다란 수족관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지요.
예~ 바로 백곰이 있는 수족관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 곳으로 달려가 수족관 유리벽에 딱 붙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좀더 잘 보려고, 아주 딱~ 붙어 섰지요....^^;;
사진에서도 보듯이 백곰이 너무나 여유롭고 한가하게 헤엄을 치고 있었습니다.
유리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렇게 가까이에서 백곰을 보긴 처음이었습니다.
바로 눈앞으로 왔다가 다시 멀어지는 백곰을 본 것이지요.
처음엔, 백곰의 덩치에 아이들이 좀 겁을 먹기는 했지만.....
그 두러움은 곧 감탄사로 바뀌었습니다....ㅋㅋ
백곰이 이렇게 가까이 올 때는 우리집 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고 좋아라 했습니다....^^
이렇게 몇 분을 지켜보는 동안,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는데요.....
백곰이 계속 이렇게 한 곳만을 오가며 헤엄을 치는 겁니다.
또 헤엄을 치는동안 그의 얼굴 표정은 너무나 슬퍼보였어요.
마치, 우울증에 걸린 환자처럼, 그렇게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처음과 똑 같은 표정으로 한 곳만 무한이 반복하며 헤엄을 치는 겁니다.
이렇게 배영으로 헤엄쳐 갔다가는 똑같은 지점에서 다시 물속으로 잠수를 해서는,
꼭 그지점에서 턴을 해서 가는 겁니다.
그 것이 아이들의 눈에도 이상하게 보였나 봅니다.
한참을 지켜 보던 아이들.
제인이는 "엄마, 백곰이 이상해요! "
다빈이는 "엄마, 왜 백곰이 계속 저렇게 헤엄쳐?"
역시 아이들 눈에도 예사로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수족간이 정말 넓었거든요. 그 넗은 곳을 마음껏 신나게 헤엄치면 좋을텐데....
똑같은 곳만 왔다갔다하니, 아이들 눈에도 이상했던 거지요.
"정말, 백곰이 왜 그럴까? 어디가 아픈건 아니겠지?"
대답은 이렇게 했는데, 정말 걱정이 되더군요.....
도대체 왜 저러는지.....?
헤엄치는 백곰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지요......ㅠㅠ
지난 번에 왔을 때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요,
그 땐, 백곰이 물 속에서 헤엄을 치진 않았지만,
바위 위에 정말 바위처럼 딱 버티고 서서는 머리를 좌우로 끝없이 흔드는 겁니다.
처음에 그냥 잠시 그러는 거겠지...라고 생각을 했었지요.
하지만, 동물원 폐장시간이 되어 출입구로 나오면서,
여전히 그러고 있는 백곰을 봤더랬습니다.
그 때도 기분이 참 안 좋더라구요.
좁은 곳에 갖혀있는 백곰이 너무나 가엽기도 하고....
그런데, 이 번에도 똑 같은 기분이 드는 겁니다.....ㅠㅠ
특히 다빈이에겐 너무나 큰 일이었습니다.....ㅠㅠ
심지어 집에 날아 들어온 작은 벌레나, 거미도 죽이지 못하게 하고,
살려서 밖으로 내 보내길 원할 정도로 동물을 사랑하는 다빈이에겐 이 모습이 꽤 큰 충격이었나 봅니다.
수족관 유리벽에서 떨어질 생각을 안 합니다.
"백곰이 너무 이상해! "
하며, 그저 한 없이 이렇게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좀체 자리를 뜨지 못 하는 아들녀석을 겨우 달래서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지요.
그러면서도 마음이 참 무겁더군요....ㅠㅠ
동물원을 아무리 크게 짓고, 또 최대한 '자연그대로의 모습'으로 꾸며놨다고 해도,
야생의 동물들을 '그들의 동의도 없이' 인간의 욕심으로,
이렇게 우리에 가둬놓고 사육을 해도 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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