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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독일식 거위요리

 

 

 

 

최근 이래저래 한식을 자주 해먹었드랬습니다.

한식은 정말 손도 많이 가고, 시간도 많이 들고......

사실, 해외에서 만들어 먹기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거기에 비해 독일음식은 한식에 비해 준비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가능한 한 편하고 쉬운 것을 만들기 좋아 합니다.^^

 

어제 응급실 당직근무로 밤을 꼴딱새고 온 남편이 주말에 뭘 해 먹을 건지 묻더군요.

평소 안 하던 말이라 좀 긴장이 되더라구요. 남편은 한식을 좋아 하고, 제가 한 음식은 뭐든 아주 맛나게 잘 먹기 때문에, 항상 제 마음대로 음식을 했었거든요.^^오키

 

'왜? 뭐 먹고 싶은 것 있어?'라고 물으니, 시원하게 대답을 않습니다. 혹시나 해서,'독일 음식 먹고 싶어?'

그랬더니, '그럴까?' 합니다. 그동안 한식을 너무 먹었나 봅니다....ㅋㅋ

한국여자 만난덕분에 먹는 것이 매일같이 한식 아니면 얼렁뚱땅 유럽식이니, 정말 제대로 된 독일음식이 그리웠나봅니다. 왜 그렇찮아요?  힘들거나 몸이 안 좋을 때, 옛날에 먹던 음식이 더 그리워지는 거~.

 

아~ 은근 걱정이네요. 음식 까탈 안 부리는 남편이 먹고 싶다는 독일 음식! 막 만들 수도 없고, 뭔가 정성도 들어 가고, 좀 신경썼다 싶은 음식을 만들어 줘야 할 것 같은데.....뭘 해 줘야 할지.....

 

그러다 생각난  독일 음식! 제가 만든 독일 음식 중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크리스마스 때 마다 만들어 먹는 거위요리!

독일 음식중 몇 안되는 손 많이 가는 음식이지요!

아~ 이걸 요리해서 남편의 기운을 좀 '업'시켜줘야하나......?

고민입니다.......^^;;;

 

 

말 나온김에 지난 크리스마스 때 만들었던 거위요리 한 번 구경해 보시겠어요?^^

 

 

5kg짜리 거위 입니다.

독일에서 키우고 독일에서 잡았다는 원산지 표시가 확실한 거위입니다.^^;;

사실 저희 식구들 먹기엔 좀 크긴 한데,

풍성한 크리스마스를 위해서 항상 이 정도의 크기를 준비하지요.

 

우선, 찬물에 깨끗이 씻고 기름덩어리를 떼어 냅니다.

생각보다 기름덩이가 아주 많거든요.

 

독일식 야채육수(?)를 만들 재료들입니다.

양파, 당근, 포레,셀러리 뿌리를 깨끗이 씻어 적당한 크기로 잘라 둡니다.

 

손질해 둔 야채들과 거위를 냄비에 담고 물을 붓습니다.

원래는 거위가 잠길 정도로 부어야 하는데, 이 거위를 담을 정도의 큰 냄비가 없네요.

사실 이 냄비도 작은 것이 아닌데.....ㅠㅠ

이렇게 냄비에 담고 불을 약하게 해서 한 시간정도 응근하게 끓여줍니다.

그럼, 야채의 향과 맛이 고기에 베이고, 육수도 고기의 육즙과 기름으로 풍미가 더해 집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나중에 오븐에서 4~5시간 구워져도 육질이 단단해 지지 않습니다.

속은 부드럽고 겉은 바삭한 맛있는 거위 요리가 되지요.^^

 

이젠 거위 배안을 채울 재료들을 손질해야 겠지요?

시큼하고 단단한  사과와 양파, 말린 플라우메(독일자두), 바이푸스(독일 거위요리에 쓰이는 허브),

약간의 소금, 후추를 한데 섞어 줍니다.

 

모든 재료를 다 섞은 내용물을 거위의 뱃속에 채워 넣습니다.

그리고 미리 예열된 오븐을 150도로 낮추어 응근하게 구워줍니다.

 

 

고기가 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 나머지 음식들을 준비해야겠지요? ^^

독일사람들의 주식인 감자입니다.

이 번에는 감자를 길게 4등분해서 소금물에 반 정도만 삶습니다.

나중에 거위에서 나온 기름으로 팬에 구워줄겁니다.

 

고기와 감자가 준비 되었으니, 함께 곁들일 야채도 준비 해야지요?

붉은 양배추 조림입니다.

원래는 직접 양배추를 사서 해야겠지만, 몇 년을 하다보니, 요령이 생기더군요.

마트에서 미리 만들어져 있는 것을 사서, 취향에 맞게 다른 재료들을 좀 더 추가해서 요리하면,

훨씬 간단하고, 맛도 더 좋습니다.

저는 월계수잎, 껍질 벗긴 사과, 계피가루를 조금 넣고 저어가며 다시 한 번 조려줍니다.

 

거위를 삶아서 만들어진 육수로 야채스프를 끓일 겁니다.

저는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이용했네요.^^

 

고기를 삶고 남은 육수입니다.

육수 위에 둥둥 떠 있는 기름이 엄청난데요, 국자를 이용해서 모두 걷어 내야합니다.

그리고 이 기름으로 감자를 구우면, 아무런 양념을 하지 않아도 감자의 맛이 끝~내 줍니다~ ^^

 

고기가 어느 정도 갈색을 내면, 미리 만들어 둔 육수를 거위위에 붓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이 육수를 거위위로 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육질이 더 촉촉해 지거든요.

사실, 이 과정이 가장 힘든데요, 틈틈히 잊지 않고 계속 육수로 거위를 적셔줘야 하니,

손이 정말 많이 가지요.

이 과정을 4 시간 정도 해야 합니다.

정말 오래 걸리지요?

 

거위의 색이 어느 정도 갈색으로 나오면, 육수에서 꺼내어,

그릴(바베큐)기능으로 30분 정도 거위의 표면을 바싹하게 구워줍니다.

이 쯤 되면, 온 집안은 이미 맛있는 거위 구이 냄새로 진동을 하지요~ ^^

 

거위가 다 구워졌네요.^^

이젠 그릇에 예쁘게 셋팅하고 식탁으로 내가면 됩니다.

거위를 멋지게 장식할 만한 그릇을 아직 장만 못 해서,

서빙용 작은 상에 알루미늄을 깔고 셋팅했습니다....좀, 그렇죠? ㅋㅋ

거위 기름에 구운 감자도 함께 놓고, 삶은 서양배에 쨈을 곁들였습니다.

사실, 거위를 실로 묶어서 구웠어야 하는데....

거위가 그닥, 이쁜 모습은 아니네요......ㅠㅠ안습

 

장작 8시간 정도 걸려서 만든 거위요리를 먹을 시간입니다.

모든 음식이 다 히트를 쳤지요(셀프 깔대기!) ^^

거위 삶은 육수로 만든 야채스프에 붉은 양배추 조림,

거위를 구울 때 나온 육수로 만든 브라운 소스, 거기다 감자 크로켓까지

모두 성공이었습니다. ^^

 

정성덕분에 거위요리는 대 히트였지요~ ^^대박

겉은 바싹하면서 육질은 부드러운 그 맛! 침이 절로 넘어갑니다~ ^^

그리고 감자 요리중 제가 제일 좋아 하는 구운 감자! 음~ 렉커~~

 

독일 음식중 제가 가장 자신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거위요리입니다.

사실 저희 시아버지는 남편과는 다르게 입맛이 많이 까다롭습니다.

특히 새로운 것은 절대 입에 대지 않는 분이지요. 그래서 항상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하지만, 이 거위요리만은 언제나 자신이 있습니다.

저희 시아버지께서도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당신이 먹어 본 거위요리 중 제가 만들어 준 것이 제일 맛있다고 합니다...ㅋㅋ즐거워

 

그도 그럴것이, 정말 신경 많이 쓰거든요.

전 요리를 할 때 레시피데로 하지 않습니다. 기본 레시피에  응용을 많이 하지요.

하지만, 이 거위요리 만큼은 매번 한치의 오차도 없이 레시피대로 합니다.

제가 먹고 자라온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제 나름대로의 깊은 맛을 찾아 낼 자신도 없고....

그러다 보니 응용은 더 더욱 엄두를 못 내지요.

하지만, 언젠가는 제 나름대로의 새로운 레시피을 꼭 완성해 낼겁니다~ ^^

 

 

다들 맛나게 먹으니, 오랜시간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

 

후식으론, 시어머니께서 만드신 덴마크식 밀히라이스(우유로 만든 쌀죽)에 앵두쨈을 얹어서 먹었습니다.

이 타락죽은 크리스마스때 먹는 덴마크의 전통음식입니다.

이 속에 견과류 한 개를 숨겨 두었다가, 그 것을 발견한 사람은 선물을 받게되는데요,

저희 시어머니는 일부러 제인과 다빈이 접시에 각각 한 개씩 숨겨 두시지요. ^^

이렇게 푸짐하고 맛난 음식이 크리스마스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 같습니다~ ^^

 

그나저나, 주말에 이 요리를  해야  할까요......? 멍2

 

 

 

 

손가락 추천 감사합니다~ ^^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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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별meinst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