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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발에 녹아 버린 독일 백서방

 

 

 

 

 

마 전, 제가 결혼기념일을 미리 생각치 못 해서 남편이 화가 많이 났더랬습니다.

(궁금하신분은 지난 포스팅을 읽어주세요~^^)

천성이 순하고 착한 남편이 왠만해서는 화를 잘 내지 않는데, 이 번에는 화가 아주 많이 났었죠...ㅜ.,ㅜ

아니 화가 났다기 보단....많이 실망하고.... 슬픈 것 같았습니다.

며칠을 뚱~한 표정으로 지내는데....정말 죽을 맛이었지요.....ㅠ,.ㅠ

 

내가 잘못한 것을 알고 있으니, 어떻게든 사과를 하고 신랑의 마음을 달래줘야 하는데, 방법이 없는 겁니다. 그러다 이 전 어디서 읽은 기억이 있는 한 문구가 생각 나더군요.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그의 위를 먼저 채워라' ? 뭐 대충 그런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옳거니! 바로 그거야' 신랑이 좋아 하는 음식으로 그의 위를 먼저 채우고, 아무래도 배가 부르면, 그 만족감에 마음도 풀리겠지? ^^

 

근데, 문제는 뭘 요리해야 하나? 였습니다. 그러다 떠 오른 것이 한국 갔을 때 그렇게 맛있게 먹었던 족발에 생각이 미쳤지요. 처음 친정엄마가 족발을 사서 먹으라고 상위에 올렸을 때, '이 것이 뭔가...?' 하는 얼굴로 저를 빤히 쳐다 봤었지요. '신랑~ 이게 바로 내가 이전에 말했던 그 족발이야~' 이렇게 먹기 시작한 족발을 그 후로 너무나 좋아 하게 되었지요. 한국에 있을 때 신나게 먹었건 기억이 났습니다.

이 걸 본 친정엄마왈, "아이고~ 독일 백서방이 족발을 잘~ 먹네~ 이쁘기도 하지! ^^" 하며 아주 좋아 하셨죠.^^

 

그래서 족발을 만들기로 했지요.^^  근데, 막상 만들려고 하니 한약제도 없고....없는 식재료들이 너무 많았죠. 인터넷으로 레시피를 찾아서, 비슷한 것을 모두 골라 넣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나만의 족발! 일단 색깔은 그럴싸 했습니다. 돼지 잡내도 없고...삶아진 돼지족이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먼저 시식을 해 보았는데요.....이 맛! 정말 제대로 입니다. 오우~ 대박!! ^^

 

이렇게 만들어진 족발을 썰어서 접시에 모양나게 담고, 맛장과 새우젓갈을 담아서 간단한 술상을 차렸지요. 마침 집에 있던 맥주를 한 잔씩 나눠 마시며, 올 만에 둘 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꿈나라로 갔네요...ㅋㅋ) 그리고 진심을 담아서 사과 했죠...^^

'다시는 잊지 않을 게....'이렇게 약속을 하며 말이죠.....^^;; 

 

족발 한 점이 두 점 되고, 맥주 한 모금이  두 모금 되어가듯....이렇게 신랑의 기분도 풀려갔습니다. ^^ 

참 다행인 것은, '결혼기념일 소동?' 덕분에 그 동안 담고 있었던 속마음을 얘기할 기회가 만들어 졌다는 겁니다. 속마음을 털어 놓고 난 뒤 우린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이니, 이심전심으로 다 알아 주겠지....' 라는 '맹목적인 믿음'도 좋지만, 가끔,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들어주고 다독여 줄 수 있는 '대화의 시간'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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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별meinst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