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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시절 나에게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죽음

 

 

 

 

제 인생에 있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크나 큰 충격을 준 두 가지의 사건을 뽑자면,

고 노무현대통령님의 서거와 고 김광석씨의 죽음이었습니다.

오늘은 고 김광석씨에 관해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사진 출처, Google)

김광석의 추모음반을 낸 독일 힙합그룹 Die Orsons

 

 

 

1995년 말 독일로 건너와 한참 언어와 외로움으로 힘들어 할 때 쯤, (그러니까 1996년 1월달이었네요)

김광석씨의 죽음을, 함께 온 다른 유학생을 통해서 처음 듣게 되었습니다.

충격이었지요!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자살'이라는 단어가 지금처럼 그렇게 흔하게 들리는 단어가 아니었기에 도저히 믿기지가 않더군요.

혹, 사고사라면 모를까....자살이라니....

다음 날 동생과의 통화를 통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너무나 슬펐습니다....

 

왜 자살을 했을까? 무엇이 그를 자살로 까지 몰고 갔을까?.......

지금은 우울증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당시엔 몰랐었죠.

그의 죽음을 너무 슬퍼하니, 동생이 김광석의 '학전공연 실황 테이프'를 보내 줬습니다. 당시만 해도 CD가 막 나오던 시절이라, 저에겐 CD플레이어가 없었죠. 그런 저를 위해 CD를 카세트테이프에 복사해서 보낸 것 입니다.

3평 조금 더 되는 좁은 기숙사 방에서 그 노래를 들으며 얼마나 울었던지.....ㅠ.,ㅠ

특히 '서른즈음'에를 들을 땐 당시 유학시절의 제 감정이 이입 되어 가슴을 후벼파는 듯 아팠습니다.

당시의 힘들었던 유학생활을 김광석의 죽음에 투영시켜서 카타르시스를 경험했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엄청 울었습니다. 울고 또 울고.....끝없이 울었습니다. 

 

이 후 이 학전공연 실황 테이프는 제가 있던 도시의 거의 모든 한국유학생들의 기숙사 방에서도 울려퍼졌습니다.

우린 돌아가며 그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들었습니다.

영혼을 울리는 그의 노래는 당시 우리에겐 최고로 강한 처방약이었지요. 너무나 아까운 사람의 갑짝스런 자살이 우리에게 남긴 상처는 어떤 약으로도 치유될 수 없는 깊은 것이었습니다. 오로지 그만이 우리의 상처를 다독여 줄 수 있었죠.....

 

전 아직도 그의 목소리에서 치유를 받고 있습니다. 힘이 들때는 또 힘든대로 위로를 받고, 기쁠 땐 또 그 기쁨을 배가 시켜 행복하게 합니다. 이런 저 때문에 신랑도 김광석을 알게되었고,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김광석의 노래를 들을 때는 함께 소리 높여 따라 부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노래를 다 좋아합니다. 몇 년 전 한국을 방문 했을 때 김광석의 추모 앨범을 사오기도 했죠.

근데, 신랑은 이 추모 앨범보다 '학전공연 실황' 버전을 더 좋아 합니다. 목소리에서 전해 지는 '영혼의 울림'이 다르다고 하네요.^^

노래 가사의 내용을 다 이해 할 수는 없지만, 그 노래에 담겨 있는 '슬픔의 미학'은 공통언어인가 봅니다.

 우리 연애시절, 신랑 친구들과도 함께 김광석의 노래를 듣곤 했었는데, 대부분의 반응이 비슷했습니다.

가사를 번역해 주며 함께 음미하기도 하고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성토하기도 했었죠......

또 얼마 전엔 독일의 힙합그룹 Die Orsons이 유튜브를 통해 우연히 알게된 김광석의 노래에 감동을 받아 추모곡 Kim Kwang Suk 을 만들어 부르기도 했죠.

 

한국국민들의 슬픔이 최고치였던, 지난 2009년 노무현 대통령님이 서거 하셨을 때......

김광석의 노래는 작은 위안이면서도, 슬픔을 더욱 고조시키는.......말로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그 무엇'이었습니다.

누군가 그랬던가요? '김광석의 목소리는 포유동물이 낼 수 있는 가장 슬픈 소리'라고.

저도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 어떠한 설명도 필요치 않는 '그의 음색자체'가 바로 '슬픔'인 것을.....

오늘 유난히 더 그가 보고 싶네요.....ㅠㅠ

 

 

 

 

(사진 출처, Google)

 남은 자들의 슬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진 속의 그는 그저 웃고만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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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별meinst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