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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세상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29

  1. 2014.07.04 올만에 블로그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 2014.07.04 한국에 가려면 당연히 한국말을 배워야지!
  3. 2014.07.04 엽기 국수
  4. 2014.07.04 된장국과 포도주

봄이 왔나? 했더니, 추위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블로그에 소월했네요.....

 

며칠전 봄맞이 정원 대 청소를 했는데....

불쌍한 꽃씨들.....죽지 않았기를.

 

오늘은 꽃가게에 가서 정원에 심을 꽃들을 좀 사와야 겠습니다.

얼마전  아이들을 위해 꽃밭을 만들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네요.

빨리 꽃밭에 물을 주고 싶은가 봅니다.

:
Posted by 내별meinstern

유학 시절의 에피소드를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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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캐.

이 단어를 읽다 보니 한국어 과외 할 때의 일이 떠오릅니다.
(으...음.... 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인데
한국의 모 대학병원에서 실습을 한다는군요.
이 기회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했습니다.)


한국어 과외는 이렇게 시작 되었습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과외한다는 광고지를 학교의 식당에 붙였지요.
이 광고지를 붙인 것이 오전 이었는데, 벌써 오후에 전화가 온 겁니다.
전화를 걸어 온 학생은 자신을 밝히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 하더군요.

사실 제가 광고지는 붙여지만,
'설마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뭐,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지...'하는 마음이었거든요.

근데, 정말로 전화가 온 거예요.
저는 놀라움 반, 기쁨 반이 뒤섞인 상태로 전화를 받았지요.
그리고 '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러이러한 이유로 배우고 싶다' 하더군요.

당연히 좋았죠. 알바건이 생긴 건데.~.~
그래서 시간과 과외비를 정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수업시간.
그 학생은 또 다른 학생도 한 명 더 데리고 왔더군요.
이 학생도 마찬가지로 실습을 한답니다.
이미 지난 겨울에 한국서 2달 동안 실습을 했고
한국이 너무나 좋아 다시 한 번 더 간다고 하더군요.
(사실은 그 곳에서 마음에 드는 한국 남자를 본 것 같아요...)

이 말을 들은 저,

'오잉? 이게 무신일이고? 야들이 와~아~ 갑자기 다 한국 갈라카노?'

하며 신기해했죠.

궁금증이 한 번 생기면 끝을 봐야하는 저, 당연히 또 물었습니다.
(목소리 가다듬고)'아니 어떻게 한국에서 실습할 생각을 했니?'
흘러 나온 대답은 더 나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들은 태권도를 배우면서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거예요.
더욱이 이 여학생은 6년 넘게 태권도를 하고 있고
(곧 검은띠를 딴다고 귀에 입을 걸고 다녔죠.)
남동생이 있는데, 한국에서 입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겨울 한국을 방문했을때
동생이 버려져 있던 곳을 찾았다더군요.

한국에 있을때 절실히 느꼈다고 합니다.
'한국을 알기 위해서는 한국말을 먼저 배워야 겠다' 라구요

생각이 기특했습니다.
그래, 저도 책임감(?)을 느끼며 수업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엄청(?) 똑똑한 것인지, 아님 제가 엄청(?) 잘 가르쳤는지...
수업은 원활히 잘 진행이 되었죠.~.~

'하나를 가르치면 그 이상을 깨우치는 제자(?)를
보는 기쁨이... 이런것이구나...'~.~
여기며 혼자 행복해 했죠.

그러던 어느 날이 었습니다.
자신을 소개하는 대화를 연습할 때 였습니다.

제가 먼저 선창했죠.

'저는 독일에서 온 안케 입니다.'
(안케는 여기서 한참 인기있는 여자 코미디언 이름입니다.)

그리고 그 여학생이 따라 읽었습니다.

'죠~는 토~길에서 온 암캐 입니다.'

'엥? 뭐라구? 암캐(?) 다시 한 번 더 읽어봐'

그 여학생 약간 머뭇 거리다 다시 읽습니다.

'죠~는 토~길에서 온 암캐 입니다.'

우하하하~~~~! 저 넘어 갔습니다.
그녀, 독일애 답지 않게 키는 저만하고 몸은 저의 반쪽 정도 됩니다.
여자인 제가 봐도 매력적이고 우아한 여자죠.

요렇게 이쁘고 갸녀린 그녀의 입에서 난 온 말이... 암.캐...라니.
어찌 안 넘어가리요....

제가 미친듯(?)이 웃자 그녀 약간 당황해 하며 묻습니다.

'내별! 내가 뭐 잘못 읽었니?'

그녀에겐 미안했지만, 웃음을 그칠 수가 없었죠.
그러나 곧 스승의 품위(?)를 지치며, 설명했습니다.

'이쁜아! 너 아무에게나 그렇게 말하면 안돼.
그것은 "Ich bin die laeufige Hundin"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아.'
(여러분께 굳이 암캐의 뜻 설명할 필요 없겠지요?)

이쁜 그녀, 얼굴이 금새 빨게지더군요.ㅎㅎㅎ

아~~~~~!
그녀가 한국간지 벌써 한 달 다 되어갑니다.
열심히 잘 하고 있겠지요.
사랑하는 님도 다시 만났을테고.....
맛난 한국음식도 많이 먹고 있을테고.....

제가 부산에 가면 맛난 회 자갈치시장에서 많이 많이 먹자고 했는데....
아~~~~~! 빨리 집에 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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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저에게 과외를 받던 남학생이 저의 남편입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인연이 이렇게 시작 된거지요.^^

:
Posted by 내별meinstern
2014. 7. 4. 22:22

엽기 국수 사람사는 세상이야기2014. 7. 4. 22:22

아래의 글은 이전 다른 사이트에 썼던 내 유학 초기의 에피소드다.

다시 읽어 보니 이전 그 시절이 선명하게 기억된다.

유학 초기의 마음 가짐을 다시 한 번 느껴 보고자 이 곳으로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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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요리다운 요리를 하려면,
꼭 필요한 재료가 없고,
또 재료를 샀다고 생각하면,
없어서는 안될 양념이 없고...
그러다 보면 이상한 국적 불명의 음식이
탄생하기 마련이지요.

제가 유학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처음 독일로 출발 할 때,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죠.

"니, 그래도 전기밥솥이라도 가져가야 하는 거 아이가?
가~(가서) 묵고 살라면 밥솥은 있어야제"

가방하나 달랑 메고 우아하게^^ 출발하고 싶어던 저는
어머니의 이 제안을 당돌하게 거절했었죠.
그리고는 얼마 되지 않아 후회를 억수같이 했답니다.
세상에 먹을 것이 없는 거예요.
모든 것이 짜고 느끼하고...

그래도 올 때 엄마 말씀 무시하고 잘난척 하고 온 지라,
딴엔 자존심에 집에 연락도 못드리고...
저, 그때 엄청 굶었습니다.^^

결국 일주일을 못 벋히고 빳빳하게 세웠던 꽁지를 내리며
집에 전화를 했죠.
배고프니 밥해 먹게 전기밥솥 항공편으로 좀 붇혀달라고요.
전화로 꾸정 엄청듣고 '보내마'하는 답을 얻었습니다.

문제는 이 소포를 기다리는 동안이었습니다.
뭔가는 먹어야 할텐데....
독일음식은 느끼해 이젠 보기도 싫고...
가지고 있는 것을 뒤져봐도 해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때 눈에 띄는 것이 있었으니....그것이 바로 국.수.

얼마전에 이사 나간 한국사람에게서 조금 얻어 논
국수가 얌전히 서랍 한 켠에 누워있는겁니다.

'그래, 국수를 삶아 먹자' 생각했죠.
문제는 아무런 양념이 없는 거예요.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 올 때 우아하게(ㅠ.ㅠ)
옷가지 몇 벌과 책 몇 권만 들고 왔으니
있을니가 만무하죠.

궁리에 궁리 끝에 '있는 것으로 어떻게든 만들어 먹자'였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어제 먹었던 인스턴트 스프가
조금 남은 것이 떠오르드라구요.

'그래 이거야!'

뭐 대단한 것이라도 발명한 모양,
저는 신나게 국수를 삶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번 정도 물이 끓어 오를 때
얼른 불위에서 내려 찬물에다 마구 흔들어줬죠.

바로 삶아 낸 국수의 그 쫄깃한 맛은...정말 끝내줍니다.
그냥 이 것만으로도 맛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생각해 냈으니 시도를 해봐야죠.

방금 삶아낸 국수를 어제의 그 크림 스프속에 첨벙 담궜습니다.
색에 예민하고 또한 중요시 하는 나의 눈 앞에는
허연 멀건하니 맛이 좀 걱정스러웠습니다.

제 기대와는 좀 다른 것이 만들어진거죠.
좀 실망을 하며 맛을 봤습니다.
'아 그런데 왠걸' 먹을 만 했습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도 나고 그럭저럭 먹겠더라구요.

'으음, 그럼 그렇지'
자족을 하며 한참 맛나게 먹고 있는데,
같은 기숙사에 사는 한국유학생이 부엌으로 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권했죠.

".00.씨, 같이 드실래요?"

그 유학생, 저의 접시를 보더니 약간 얼굴을 찌푸리며

"이게 뭐예요?"

"국수예요."

"근데, 왜 이렇게 허~예요."

"아, 크림스프에 말았거든요."

저의 이말에 그 유학생 인상이 더 엉망이 되더군요.

"네? 크림스프요? 크림스프에도 국수를 말아먹어요?"

"양념이 없어서 한 번 해봤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요. 한 번 먹어봐요"


그러나 이 학생 저를 이상한 듯 쳐다보며

"아뇨, 전 그런 이상한 것은 안 먹어요" 그러는 겁니다.


'엥? 그런 이상한 것? 그래도 맛은 있는데...'
괜히 선심썼다가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된겁니다.
기분이 좀 그렇더군요.
그 이후로 이 학생에게는 절대로 먹는 것 안 권했습니다.

저, 가끔 생각 날때면, 이 국수 끓여 먹습니다.
그럼, 유학 초기 때의 의욕들이 다시 불끈 생기는 것 같더군요.^^
자기 최면의 한 방법이지요.
'그래, 다시 열심히 하자. 힘내서, 공부 열심히 하자'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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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이 국수가 다시 한 번 먹고 싶으네요.

오늘 한 번 끓여 먹을까?

근데, 남편과 아이들이 좋아 할지......

 




 

:
Posted by 내별meinstern
2014. 7. 4. 22:20

된장국과 포도주 사람사는 세상이야기2014. 7. 4. 22:20

이 글은 2009년 9월 3일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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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독일사람이다.

대학에서 만나 사랑하고 결혼했다.

마누라가 이쁘면 처가의 말뚝을 보고도 절한다고 했던가?

이 남자 이 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누구나 한국과 인연을 맺으면 쉽게 빠져 버리는 한식에 대한 무한한 사랑.

이 남자 또한 다르지 않다. 그의 한식에 대한 사랑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이다.

 

독일의 겨울 날씨는 참으로 우울하고 침침하다.
특히 이 전 유학시절, 이런 날씨는 괜히 집생각 더 나게 만들었다.
한 번 집 생각나면, 공부도 잘 안돼고 '내가 여기서 지금 뭐 하나?'...그랬다.

이런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나 나름대로의 처방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된.장.국.이었다.
마늘넣고 진하게 끓인 된장국 한 그릇이면 말끔히 치료되었다.
그 당시 나에게 된장국은 아픈 배를 쓰다듬어 주시던 엄마의 따뜻한 손이었고 향수를 달래주는 고향의 그리운 냄새였다.
끓을 때의 그 콤콤한 냄새가 코 속으로 서서히 춤추며 들어 올 때, 우울한 마음도 스트레스도 말끔히 사라졌다. 그리고 조금 후 이 향기가 온 집안을 가득 채울 때, 마음 속은 행복감으로 충만했다.

 

지금은 사랑하는 남편과 예쁜 두 아이와 함께 있으니 이 전처럼 그런 외로움에 젖진 않지만,

그래도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끓여 먹고, 추운 겨울에는 하루 걸러 한 번씩 끓여 먹는다. 
그러다 보니 남편도 자연스럽게 된장국의 깊은 맛을 점점더 즐기게 되었다.

남편의 식성은 한국사람인 내가 봐도 놀랄정도로 한국적이다.
이 전 나를 알기 전부터 인터넷을 뒤져 직접 김치를 담아 먹을 정도였으니까......

고기 먹을 때 함께 싸 먹는 쌈장도 정말 좋아한다.
이 쌈장에 밥을 비벼 먹기도 하고 어떨 땐 빵위에 발라서도 먹으니 그 사랑을 가히 짐작하고도 남으리라.^^

남편의 식성이 이렇듯 한국적이니 우리 집의 저녁은 거의 한식이다.

식재료를 원하는대로 구할 수 없으니 이 곳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이 것 저 것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 국적 불명의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아니, 요즘 유행하는 말로 퓨.전.음.식.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음식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
왜, 한국음식 좋아하는 많은 외국인들 다른 것은 다 먹어도 아직 된장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된장국이 먹고 싶으면 신랑 눈치 때문에 조심해서 먹는다고도 하고. 내가 아는 어떤 분은 남편 몰래 숨어서도 먹었다고 한다. 그 점에서 본다면, 난 복 받은 거다.^^
오히려 남편의 주문으로 된장국을 끓일 때가 더 많다.

그 날도 그랬다.
원래는 된장국을 끓일 생각이 없었다. 그 날의 메뉴는 이탈리아식이었다. 
남편 퇴근시간에 맞춰 간단하게 모든 준비를 해 뒀다.
이탈리아식은 한식에 비교해 본다면 준비시간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 물론 '내 마음대로 이탈리아식'이긴 하지만.

이탈리아 빵, 촤바따에 올리브 기름 뿌려 오븐에 넣고, 기름에 살짝 볶은 채소에 방울토마토, 각종 허브 넣고 조금 더 볶다가 생선과 함께 알루미늄코일에 둘둘 말아 오븐에 넣고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음식이 다 되면 식탁에 예쁘게 셋팅하고 거기다 포도주 한 잔 곁들이면 그만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선에는 백포도주를 마시지만, 남편과 나는 적포도주를 더 좋아해서 우린 생선 음식에도 이 걸 마신다.
이렇게 저녁을 준비해 두었다.

드디어 남편이 퇴근해 왔다.
그런데 하는말, '며칠동안 된장국을 먹지 않았다. 오늘은 된장국이 많이 그립다. 끓여 줄 수 있느냐'하는 거다.
'엥? 음식 준비 다 되었는데...이게 무신소리?'
이 남자 원래 음식 투정 않고 주는대로 맛있게 잘 먹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특별히 주문하는 것이 없다.

그러던 남편이 오늘 된장국 먹기를 희망한 거다. 그러니 안 해 줄 수가 없지.

서둘러 감자 깍아서 물에 넣어 불 위에 올려 놓고, 된장 풀어 마늘 넣고, 준비된 다른 재료가 없으니 양파 반 개 썰어 함께 끓여 된장국을 뚝딱 만들어 냈다. 된장냄새가 온 부엌을 가득채웠다. 그러자 남편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그래~ 이 냄새야~~!'하며 마냥 좋아하는거다.

'내~ 참~누가 한국사람인지......'

식탁에 음식을 다 차려 놓고 식사를 하려고 보니, 아주 재밌는 식단이 되어버렸다.

이탈리아식 생선 음식에 독일산 붉은 포도주, 거기다 한국의 된.장.국.
남편 먼저 된장국을 한 수저 뜨고 나서 '으~~~음~~~ 이 맛이야!!!'한다.^^
이렇게 우린 그날 행복한 저녁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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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별meinst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