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의 정식인사
저희가 이 곳으로 이사 온 지도 6개월이 넘었네요.
이젠 어느 정도 새로운 곳에 적응이 되었고, 이 곳 생활을 즐기고 있지요.
이처럼 빠르게 적응 할 수 있었던 건, 좋은 이웃들 덕분이기도 합니다.
이사 온 이후로 이 것 저 것 사소한 도움부터, 환영파티까지......
좋은 이웃을 만나서 정말 다행입니다. ^^
이 곳에서 평생을 살거라 생각하고 내 집을 장만했는데,
만약 이웃이 마음에 맞지 않다면, 서로 큰 문제가 되겠지요.
특히 대부분 친척관계라서 그런지 그 친목이 대단합니다.
3 가구는 친척이고 나머지 한 가구도 말 그대로 '사촌같은 이웃'이라 마음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도 이제 이 '이웃사촌'의 한 구성원이 되었고,
환영파티를 날 잡아서 했답니다.
사전에 미리 만나서 뷔페 음식을 나눴지요.
각자가 해 올 음식과 음료를 정하고 자기가 먹을 고기는 직접 마련해서 가져 오기로 했답니다.
환영파티이긴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부담이 되지 않게하니 참 좋더라구요.^^
어른 들은 다같이 모닥불에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이 강아지들과 함께 정원을 뛰어다니며 신나게 놀았지요.
그러다 식사시간이 되면 그 모닥불 위에 그릴판을 올려서 고기를 굽습니다.
이웃 집 미하엘이 수고를 했습니다.
고기가 다 구워지면 '가르텐하우스'에 마련된 음식을 가져와 맛나게 먹으면 되죠~ ^^
식탁엔 각자가 준비해 온 샐러드와 각종 야채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네요.
저는 쌈을 준비 했지요. 여러 종류의 상추와 쌈장 그리고 생채를 곁들였어요.
쌈을 직접 만들어 맛을 보여줬다니, 다들 반응이~
'hmmm, sehr gut, lecker~~'
음, 정말 맛있다~~
하며, 엄지 척~~! 합니다.
우리도 서로 와인을 기우리며 맛나게 먹었지요. ^^
이웃 집엔 다들 성인들만 살고 아이가 있는 집은 우리뿐인데요,
이날은 모니카의 손녀가 놀러와서 함께 했네요.
맛나게 저녁을 먹고 와인도 마시며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자,
요하네스가 아코디언 연주를 시작합니다.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면서,
요한네스의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죠.
그동안 30여 년 함께 살아 온 이웃사촌들의 '연례행사'라는 것을 알겠더군요.
이렇게 일년에 몇 번씩 다들 모여서 파티를 한다고 합니다.
워낙 사이가 좋다보니, 정원에 문을 내어 서로 왕래가 자유롭고,
서로서로 도우면 친형제처럼 살고 있습니다.
날이 깊어 갈 수록 분위기는 한층 고조 되었고, 모닥불도 활활 잘도 탑니다.
밤이 되니 제법 쌀쌀했지만, 모닥불의 열기로 충분히 따뜻했지요.
아이들 소리가 잠잠해서 찾아 봤더니, 아들녀석은 이렇게 누워있네요.
그 앞에 촬리가 떠~억하니 앉아서 함께 쉬고 있습니다.
생각난 김에 정원을 이곳저곳 둘러봤습니다.
불이 밝혀진 정원은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이 곳은 두 집 건넌 볼프강의 정원인데요, 정원 한 가운데에 연못이 있었습니다.
그 연못의 중간 쯤에 아크릴판으로 만든 물기둥이 있는데,
그 속으로 잉어들이 헤어쳐 들어가서 '수족관기둥'을 연출하더군요.
은은한 불빛과 어우려져 정말 멋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정원과 이 모든 것을 직접 다 만들었다는 겁니다.
볼프강도 그렇고, 롤프도 그렇고!
롤프는 가르텐하우스며, 화덕이 있는 하우스, 또 그 속에 꾸며된 모든 가구도 직접 만들었다고 하네요.
독일사람들이 손재주가 뛰어나다 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마츄어로 이정도까지의 수준인진 정말 몰랐네요~
정원 구경을 하고 모닥불로 돌아오니, 여전히 노랫소리가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에선 독일사람들 재미없는 것으로 유명하던데,
웃음코드가 좀 다를 뿐, 그들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2차로 독주가 돌고 있더군요.
제가 자리로 돌아오니, 이렇게 독주를 권합니다.
정원에서 딴 과일로 직접 만든 술인데요, 그 향이 참 좋았습니다.
근데, 좀 쎄긴 하더라구요. ^^
술을 마시고 나도 모르게 표정을 찡그렸더니, 다들 파안대소! ㅋㅋㅋ
이렇게 이웃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노래하며
밤이 깊은 줄 모르고 그 주말 밤을 재밌게 보냈답니다~ ^^
하트공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