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안 좋을 때마다 김치찌개를 찾는 바이킹의 후예 독일사는 이야기2014. 2. 2. 07:28
속이 안 좋을 때마다 김치찌개를 찾는 바이킹의 후예
어젯밤 응급실 당직을 서고, 오늘 퇴근을 하고 온 남편이 거의
반쪽이 된 얼굴로 집을 들어섰습니다.....ㅠㅠ
어디가 아프냐며, 걱정스런 얼굴로 남편에게 물으니, 마치 아팠던
아이가 엄마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듯이, 다 죽어가는 소리로,
"나~, 오늘 아침부터 설사나고 배가 너무 아파~"
하더군요.....^^;;
어제 저녁 통화 할 때도 멀쩡하더니,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오늘 아침부터 갑짜기 그렇게 된거라고 합니다.....ㅠㅠ
그러면서, 이유는 자기도 모른답니다....
혹, 뭘 잘못 먹은 것은 아니냐는 물음에, 어제 하루종일 수술이 있어서, 전혀 먹을 시간이 없었답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빈속이었다고 하네요.
'네~ 참~ 그럼, 도대체 이유가 뭐야???? 혹시, 환자들에게서 옮은 것은 아닌지????'
이런 저런 걱정이 되더군요. 평소에 아프지 않는 사람인데....., 요즘 좀 무리를 해서 병원균들에게 너무 쉽게 몸을 내준 것은 아닌지.....
집안에 들어오자 마자, 소파에 들어 누워 있는 남편이 안쓰럽기도 하고, 어제부터 아무것도 안 먹고 또 못 먹었을 남편이 한없이 불쌍하더라구요.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 필요한 것이 없나고 물으니, 아무것도 없답니다...ㅠㅠ
그래도 뭔가를 좀 마셔야 할 것 같아서, 남편이 아플때마다 마시는 페파민트 차에 꿀을 타서 억지로 마시게 했습니다. 겨우 몇 모금 마시더군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르르 잠이 들었습니다. 우선 잠이 최고의 치료약일 것 같아 그대로 소파에서 자도록 내버려뒀지요.
이렇게 몇 시간을 깊은 잠에 빠졌던 남편이 오후 저녁무렵에 일어났습니다. 얼굴이 한결 좋아졌네요....^^;;
30시간 이상을 아무것도 못 먹었으니, 배가 고프지 않냐고, 무엇이라도 좀 먹을 수 있겠냐고 묻는 말에, 돌아온 남편의 대답은,
" 김치찌개가 먹고 싶어~ 참치넣고, 푸~욱~ 끓인 김치찌개! 이 것만 먹으면, 속이 편해질 것 같아~"
세상에~ 다 죽어가던 사람이, 일어나서 처음으로 찿는 것이 김.치.찌.개! 그 것도 한국사람도 아닌, 독일사람이?
아무리 한식을 좋아하는 남편이지만, 이럴 때 김치찌개를 찾는것에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솔직히~ ㅋㅋ
평소 김치의 사랑이 남달랐던 남편. 김치가 얼마나 건강한 음식이며, 특히 김치속의 유산균이 시중에 판매되는 요쿠르트보다 훨씬 좋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남편이라 사실 그렇게 크게 놀랄일은 아니지만.......
그래도.....이 정도인줄은 미쳐 몰랐네요.....^^
왜, 사람이 아플 때는 보통, '치료의 음식'이라고 해서, 어릴적 엄마가 해 줬던 추억의 음식을 찾게 되잖아요?
그 바이킹의 후예이자 게르만족의 후예인 남편이 한국인 아내를 만나서 그 '치료의 음식'이 바꿨나 봅니다.^^
평소에도 속이 좀 매스껍거나, 좋지 않을 때엔 꼭 김치찌개를 먹었던 남편이라 놀랄일은 아니었지요. 하지만,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마치 자기가 한국사람인양,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것도 자기가 먹고 싶은 김치찌개의 종류까지 꼭 찍어서 원하니, 제가 안 놀랬수가 있겠어요?
주변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남편의 식성을 알고나서는 '전생에 한국사람이었을 거야!'라는 말을 자주 했었는데, 오늘은 내가 심각하게 '아~ 이 남자 정말, 전생에 한국사람이었던 것 아냐?'라는 질문을 던져 봅니다....^^;;
(사진 출처, 구글)
남편의 '치료의 음식'인 참치김치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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