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엄마들은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왜 이렇게 느긋할까? 독일 교육2014. 2. 2. 18:25
독일 초등학교 1학년 수업은 어떻게 진행될까?
딸 아이는 독일 초등학교 1학년생입니다.
지난 가을에 입학하여, 벌써 봄이 돌아왔네요.
다음 주면 부활절 방학이고, 그리고 몇주를 더 다니면,
여름방학이 됩니다. 딸 아이가 맞는 첫 번째 여름방학이네요.^^
(여름 방학때는 한국을 다녀 올 계획입니다.^^)
6주간의 방학이 끝나면 곧 바로 새학기가 시작이 되는 군요.
그럼, 딸 아이도 벌써 2학년이 되네요. 세월 정말 빠릅니다.^^,,
지난 몇 개월을 되돌아 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학교에 잘 적응을 할까? 새로운 친구들과는 잘 놀까?
선생님은 친절 할까? 등등, 걱정도 많았었지요.(지나고 보니 필요없었던 걱정이었지요....^^;;)
독일 초등학교의 수업은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많은 분들이 궁금하게 여기리라 생각합니다.
독일 초등학생들은 대부분 독일어를 못 떼고 입학을 합니다. 아니 다시말하자면, 거의 알파벳조차 모르는 상태로 입학을 하지요. 한국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글을 다 떼고 입학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지요?
하지만, 이 곳에서는 대부분 처음으로 학교에서 알파벳 첫 자부터 가르칩니다. 당연히 몇 몇 아이들은 입학하기 전 부터 글을 읽을 줄도 알지만, 이런 학생은 극히 드물고요. 대부분은 학교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글자를 배웁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교육받은 저로서는 사실 정말 이해 할 수가 없었습니다. 꼭 일부러 가르치지 않는 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이들 독일어 교육에 '무관심한 것' 처럼 보였으니까요. (물론, 이 곳에서도 조기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고, 그 기대치도 점점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을 기준으로 본다면, 정말,...'세발의 피'(?) 정도 될 겁니다. )
그럼, 독일 엄마들은 왜 이렇게 느긋할까?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이 없나? 전혀 걱정이 안 돼나?
독일 엄마들의 이런 '여유로움'은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것은 바로 수업내용과 진행속도에 있었습니다.
거의 일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알파벳을 끝까지 안 나갔더군요. 지난 일년을 두고 알파벳을 하나하나 배워나가며, 그 것과 관련된 단어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그 알파벳으로 조합된 단어들을 읽는 숙제를 내 주기도 하구요.
사실, 딸 아이는 입학하기 전 부터 글을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좀 걱정이 되었지요. 혹, 수업시간이 지루해지면 어떻하나? 하구요. 그 것 또한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딸 아이의 담임선생님과의 대화시간을 통해서 아이의 상태를 이야기 해 주었고, 또 입학에 관련된 여러가지 테스트를 통해서 딸 아이의 발달사항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딸 아이에게 맞는 특별한 숙제를 추가로 더 내주더군요.
수업의 과목은 독일어, 수학이 주 5일 매일 한 시간씩 책정이 되어있구요, 그외 종교수업이 주 2일, 미술, 스포츠, 자흐운터리히트(이외의 과목을 총괄하는 수업으로 주로 과학, 사회등이 혼합된 시간)가 있습니다. 수업시간은 아침 8시에 시작해서, 45분 수업으로 총 5교시를 합니다. 중간에 쉬는 시간을 합하면, 오후 12시 35분에 수업이 끝나지요. (요즘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수업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사실 수업과목을 이렇게 정해 놓긴 했지만, 담임선생님의 요량으로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하지요. 독일에서 선생님의 힘(?),영향력(?)은 아주 크답니다. 자율권이 보장되어있지요. 특히 첫 1학년때 맡은 반을 그 선생님이 4학년이 될때까지 가르치기 때문에, 선생님의 영향력은 아주 아주 큽니다. 그러니,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가 학부모님들의 가장 큰 관심사지요. 다행히 딸 아이는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지난 1년을 지내오며, 선생님과 의욕넘치는 많은 일들을 함께 해 오며, 느낀 점입니다.^^(사실, 모든 선생님이 그런 것은 아니거든요....^^,,)
지금까지 총 3번의 학부모간단회를 했는데, 그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수업방식에 특별히 불만이 있는 부모님들을 못 봤다는 겁니다. 다만, 하루의 숙제량을 가지고 의견들이 좀 있었지요. 하루의 숙제량은 기본 독일어와 수학(산수)으로 각각 20분씩정도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량으로 내 줍니다. 아이들에 따라서는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요, 이 엄마들의 요구는 숙제의 량을 줄여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유인즉, 숙제를 하는데, 1시간, 어느땐 더 걸린다는 불만(?)이었지요.
선생님이 제시한 해결책은, 타이머를 이용해서 시간을 한 번 재 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것을 매일같이 체크를 했다가, 한 달 후 쯤에도 변화가 없다면, 가정통신문에 적어서 알려달라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그날그날 다 끝내지 못한 숙제는 금요일에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챙져봐 달라는 거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금요일에는 당연히 새로운 숙제가 없습니다.^^
아이들의 숙제량을 줄여달라고 요구하는 엄마들은 있었지만,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늦다고 걱정하는 부모는 아직 없었습니다. 차이나는 능력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는 것 같더군요. 이 문제에 관하여서는 담임선생님이 확고한 학습목표를 설명하며, 안심을 시켜서 인것 같습니다. 1학년이 끝날 때 쯔음이면, 한 명도 빠짐없이 모든 아이들이 글을 읽을 수 있게 되고, 수학도 100까지의 연산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한국의 초등학교와 비교를 해 보면, 참으로 느리지요?^^)
이렇게 1년의 계획을 세우고, 남은 3년 기간동안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니, 어쩜 더 여유있는 수업을 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다 아울러서 갈 수 있는 수업템포 덕분에 어느 부모도 조바심을 내지 않고, 묵묵히 선생님의 계획을 따르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 것 너무 느린 것 아냐?' 라는 의구심도 있었지만,(사실, 아직도 이런 생각은 조금 남아있습니다...ㅋㅋ) 지금까지 보여준 선생님의 언행에 믿음이 가더군요. ^^
이 믿음을 갖느데 크게 작용한 것은, 선생님이 이해력이 빠른 아이들까지 따로 챙겨봐 주는데 있습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이런 아이들을 위한 추가 과제를 내 주고, 또 뛰어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학교에서 따로 제공되기 때문에, 안심 할 수가 있었습니다. ^^
차근차근, 기본을 이해 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두며 천천히 나가는 수업의 템포가 주는 신뢰는 아주 큽니다.
이 신뢰덕분에 독일의 엄마들은 전혀 조급함이 없이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지켜보고 있는 거지요. ^^
반 친구에게 책을 읽어 주고 있는 제인.^^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주로 그림을 보면 내용을 만들어 나간다는 말이 더 맞겠네요...ㅋㅋ
그래도 틈틈히 학교 도서관에서 이렇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연습 한답니다. ^^
지금은, 선생님 계획대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글을 읽을 줄 안다고 합니다.
다만, 읽는 속도에 좀 차이가 날 뿐이지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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