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독일 의사들에 대해 얘기 해 볼까 한다. 난 한국 의사들의 생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경험이 없다. 단지, TV드라마에서 그려지는 것 밖에 모른다. 그래서 한국 의사와 독일 의사를 비교 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내가 옆에서 지켜보고 듣고 경험한 것만을 풀어 볼까 한다.
내 남편은 '아씨스텐츠 아츠트'(레지덴트)다.(2005년 부터 일을 시작 했으니, 한국으로 치며 레지덴트 5년차 쯤) 독일은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대학병원, 종합병원, 개인병원과 상관없이 어느 병원이든 그 곳에 취직을 해서 현장에서 전공의 과정을 밟는다. 수련내용에 따라 이 것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큰 병원을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렇게 전공의 수련 과정 6년을 보내고 난 뒤 전공의 시험을 쳐 합격을 하면 '파흐 아츠트'(전공의)가 된다. 이 전공의 수련 과정에는 병원근무도 있지만, 추가적으로 들어야 하는 여러가지 세미나, 학회등등 모두 점수화 되어 마지막 시험과 함께 최종적으로 합격이 결정된다.
남편의 전공은 한국의 많은 전공의들이 회피한다는 외과, 그 중에서도 흉부외과다. 한국의 드라마를 통해서 본 외과의 현실은 정말 심각한 것 같다. 소위 말 하는 3D 중의 하나라고 인식되고 있으니...물론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것은 어느 정도의 과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큰 틀에는 그렇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사정은 이 곳도 크게 다르진 않다. 아니 더 자세히 말한다면, 중도에 의사되기를 포기 하는 경우가 요즘들어 더 많다는 것이다. 이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평생 직업으로써의 매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힘들게 공부하고 의대를 졸업을 해 취직을 해도 일하는 조건이나 연봉이 다른 직업군의 그들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굳이 어렵게 공부해서 위험부담이 큰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더욱이 현직의 의사들도 요즘은 외국으로 이민을 가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일하는 시간과 연봉 때문이다. 특히 일하는 시간은 유럽의 다른 선진국, 예를 들면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에 비해 정말 열악하다. 물론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그것을 정확히 지키지는 못한다. 그리고 밤샘당직을 하는 날에는 더 힘들다. 아침에 보통(남편은 7시에 집을 나간다)때와 같이 출근하여 오후 4시까지 당일 업무를 보고 4시 이후부터 익일 오전 8시까지 밤을 새워 당직을 본다. 이 때 운이 좋으면 한 두 시간 세우잠을 잘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이렇게 밤샘 당직을 보고 난 뒤에는 나머지 남은 일들을 정리하고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평균 12-1시 사이이다. 이렇게 집에 도착하면 곧 바로 잠자리에 든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남편은 자고 있다.
세금이 많다보니 이 것 또한 큰 부담이다. 특히 미혼인 경우에는 월급의 거의 반 정도가 세금으로 나간다고 보면 맞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결혼하여 아이가 있다면 미혼보다는 훨씬 적은 세금을 낸다. 그러나 이것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많이 부족하다. 어떤 이의 말로는 북유럽의 의사들이 많게는 3-4배 정도 더 받는다고도 한다. 이 것이 사실인지는 직접 확인을 못해 알 수는 없지만, 이 곳 보다 많이 받기는 하나보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흉부외과를 선택한것은 '좋아서' 이다. 남편은 자신의 일을 즐거워한다. 때론 수술때문에 몇 시간 동안 화장실도 못가고 서 있어야 하고, 때론 계속되는 수술로 점심도 재때에 먹을 수 없는 것이 일상이 되었어도, 그래도 이 일을 하는 것은 '이 일이 좋고 즐거워서'란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습관이 건강을 해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얼마전 드라마'외과의사 봉달희'를 봤는데, 한 외과의사가 암에 걸렸더랬다. 이 의사의 말이 자꾸 남의 말 같지 않다. 정작 의사들은 자신의 몸을 너무 혹사한다. 누구나 하는 정기검진도 거의 안 받는다. 남편에게 계속 주의도 주고 협박도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마음같지 않나보다.
아빠처럼 의사가 되겠다는 내 딸. 의사놀이를 하며 벌써부터 연습 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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